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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2. 26. 00:48
1. 원래 라틴어인 'Annus Mirabilis'라는 말은 영어로 쓰면 'Wonderful Year'라고 쓸 수 있고 우리말로는 '경이로운 해'라는 뜻이다. 위키피디아의 설명에 따르면 이 표현을 최초로 사용한 사람은 17세기 영국의 계관시인이었던 존 드라이든(John Dryden)으로 같은 제목의 자신의 시에서 페스트와 전쟁에 대화재까지 일 년 내내 재난이 계속됐던 1666년 한 해를 풍자해 불길한 숫자(666)의 해였음에도 더 큰 재난을 피해 그 정도에 그친 것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라는 의미로 사용했다고 한다. 영국 역사에서 1666년은 봄에 시작된 페스트가 런던 인구 20%의 사망을 초래했지만 나흘간 계속된 가을의 대화재 덕분에 그 맹렬한 기세가 수그러들어 비교적 일찍 사라진 해였고 또 해상 무역의 주도권을 놓고 다툼을 벌였던 네덜란드와의 대규모 해전에서는 비록 피해는 컸지만 승리를 거둔 한 해였기 때문에 실제로 풍자적인 의미를 담아 비꼬아 사용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 왜냐하면 존 드라이든 본인은 페스트를 피해 일찌감치 런던을 떠나 무사할 수 있었고 9월에 발생한 대화재에서도 비록 나흘간 계속된 큰 화재였음에도 런던의 많은 주요 건물은 화마를 피할 수 있었던 반면 페스트 광풍을 일순 잠재운 역할을 했기 때문에 화재 후 찰스 2세가 이끈 복구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었던 사실에 대해 신이 영국을 위해 준비한 기적으로 여겼다는 주장이 있기 때문이다.

2. 우리나라에서 사용된 'Annus Mirabilis'는 소설가이자 대표적 영어공용어화론자로서 보수 논객인 복거일이 2007년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후보의 당선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뉴라이트 기관지인 '시대정신'에 기고한 같은 제목(부제 - 기적의 해)의 콩트가 있다. 이 짧은 소설에서 '기적의 해(Annus Mirabilis)'라는 표현은 여당 후보의 당선을 돕기 위해 선거에 간접적으로 개입한 노무현 대통령이 장밋빛 포퓰리즘으로 국민을 기만하기 위해 내세운 구호로 사용됐다는 설정임과 동시에 이명박 후보의 당선으로 기적의 해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 작가의 염원 또한 중의적으로 담겨 있다. 얼마 전 문화평론가인 정윤수가 지나가는 길에 복거일의 글재주를 얼핏 언급한 글을 본 기억이 나는데 복거일의 소설이라고는 십수 년 전에 몇 권 읽어 본 기억 밖에 없는 나로서는 소설가 복거일에 대해서 왈가왈부하기 어렵다지만 솔직히 이런 따위의 글이나 여러 매체를 통해 단편적으로 읽히는 그의 발언 등을 접하다 보면 정말 딱한 수준의 폐쇄적인 안목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설령 글재주가 뛰어나면 뭐할 것인가, 늙으면 글이란 결국 사고를 담는 그릇에 불과할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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