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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2. 20. 17:41
[]

버스 터미날에서 차를 놓치는 바람에 서점에서 한 시간 가량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야 했다. 마침 눈에 띄는 시집이 있었다. 이동재 시인의 '포르노 배우 문상기'였다. 혼자 킥킥거리며 20분 만에 뚝딱 해치웠다. 책을 사지도 않고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 버렸다니 이동재님은 약이 오를 것이다. 사람들의 도끼눈에 아랑곳하지 않고 배꼽을 잡아가며 읽었으면서도 결국엔 사지 않는 모습을 상상하면 은근히 부아가 치밀어 오를지도 모른다. 이동재님께 고언한다. 다음부터 시집을 낼 땐 너무 재미있게 쓰지 말거나 머리를 쥐어뜯게 만드는 수수께끼를 하나 집어 넣으시라고. 나같이 얍삽한 독자가 그 자리에서 다 읽어 내려가지 못하도록 말이다.

'킥킥, 이동재 이 아저씨 진짜 웃기는 양반이야. 솔직해서 좋긴 합니다만 그게 바로 병이라구요. 하긴 이런 병이 고쳐지면 더 이상 시를 못 쓸까나? 게다가 배부른 소리로 밖에 안 들릴 만큼 불만을 가져다 주는 상황 자체를 즐기는 표정이 역력하네! 안 그래요? 메롱입니다요, 핫핫핫!'


세상 참 뭣 같데 적당히 배우다 말 걸 쓸데없이 학력만 높아가지고 쪽팔리게 세상 뭐랄 수도 없고 성질만 좆같아지데 방학이라고 수당 25만원 가지고 살래 그나마 땡전 한 푼 없는 강사도 있지만 그저 앉아서 정부미나 쳐다보며 손가락이나 빨라네 씨벌 그렇다고 원고청탁이나 오는 줄 알아 등단지가 좆같다고 시나 사람도 좆같아 보이는지 별것도 아닌 것들한테 무시당하고 아주 영 개같이 시 싣기도 시집 내기도 영 뭣 같다니까 생각 잘못했어 저 용택이 형처럼 강 하나 끼고 앉아 어린 촌것들하고 놀고 있으면 그게 그럴 듯 한지 인간들이 자꾸 찾잖아 아님 남준이 형처럼 산 하나 정해놓고 그 아래 살면서 폼 잡고 있으면 하다못해 아 낳아 주겠다고 찾아오는 처자라도 있지 그도 저도 아님 도현이 형처럼 시시한 직장 아주 때려치우고 틀어박혀서 말도 안 되는 어른 동화 쓰면 그런 대로 폼 나잖아 그런데 왜 도현이 형은 매일 자기가 도현이가 아니래('안'도현, 내 친구 중엔 꼬박꼬박 자기가 도현이라고 하는 '전'도현도 있다) 하지만 복 없는 놈은 뭘 해도 할 수 없나봐 학교에서 해직되고 나도 지리산 밑에서 몇 년 동안 헤매며 지리산 댐 반대도 하고 골프장 반대도 하고 이것저것 다 했는데 난 아는 척도 안 하고 오토바이 타고 지리산 근처에 왔다는 원균가 뭔가만 가지고 지리산 시인 어쩌구 어쩌구 난리잖아 이런 걸 복걸복이라고 하나 진즉에 나도 오토바이나 폼 나게 타고 다닐 걸 아님 아주 처자를 버리던가 한쪽에선 등단지가 시원치 않다고 왕따 시키고 또 한 쪽에선 쓸데없이 학력만 높다고 소외시키고 동문이란 놈들은 요즘 세상에 학연은 피해야 한다고 아는 척도 안 하고 괜히 서자 취급에다가 씨벌 그럼 난 뭐냐 개새끼들아 시 쓰고 있으면 논문 써야 될 것 같고 논문 쓰고 있으면 소설을 써야 될 것 같고 소설을 쓰다 보면 쓰던 시나 잘 쓰거나 또 죽어라고 논문이나 써야 될 것 같고 좆도 정말 나도 내가 뭔지 모르겠다 석제나 상대 민규 소설 보다보면 미치잖아 문구형 소설 보다보면 꼼빡 죽고 충청도 촌놈 영광이는 왜 그렇게 소설을 잘 쓴데 별 것들도 아닌데 다 나보다 잘 나가잖아 정치적인 평론가들은 원래 밥맛이 없고 여자애들 써놓은 소설 보면 괜히 걔들이 한 번 줄 것 같아 걔네들 만나고 싶고 나 왜 이러니 차라리 은행원이 된 윤중위는 그 나이에도 연애만 잘 하는데 꼴에 선생이라고 체면 차리다가 먹을 만한 영계들 다 놓치고 돈이 남나 여자가 남나 명예가 남나 뭐 아무 것도 없어요 씨발 쓸데없이 남의 글에 주나 달고 있어요 병신 정말 좆 같은 내 인생 그래도 한마디만 더 하자 허균이 창비로 등단했냐 윤선도나 정철이 문지 출신이야 김시습이 신춘문예로 등단했어 문학동네가 어디 니들만 사는 동네냐 실천은 니들만 해 홍길동은 실천문학에서 키운 애냐 현대 그럼 지금이 현대지 고대냐 당신들의 잡지 잘났어 정말 근데 고대 문학은 고대 출신들이 하는 문학이냐 그래 나 미쳤다 어쩔래 그런데 왜 정일이는 간첩도 안 보낸데 잡을 간첩이 있어야 보상금이라도 챙기지 쓰벌 어디 강사료 가지고 먹고 살겠어 원고료도 없는데, 뭐 간첩은 보내는 게 아니라 만드는 거라고 됐어 골치 아파, 이 정도면 막 나가자는 얘기지?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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