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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6. 16.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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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지긋지긋한 날들 중에 찾아온다. 사랑을 바꾸면 고뇌도 바뀔 줄 알지만, 찾아들어 가는 방이 달라졌을 뿐 고뇌는 그대로다. 그것이 인간이 하는 사랑이다. 바로 옆 사람이 죽어도 성경책이나 찾아야 하는 인간의 사랑이다. 그들이 세운 위태로운 탑이 사랑이다. 믿지 않겠지만 탑은 무너진다. 무너지는 시간은 상상력을 넘어선다. 먼지 휘날리는 종말의 날은 아주 짧다. 모두 다 보여준 것 같아도 전부 보여준 인간은 여태껏 없다. 거짓말을 할 뿐이다.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상처에도 자존심은 있는 법. 하늘이 무너진 척하지만 따라 죽지 않은 상주가 퍼 먹고 있는 육개장의 마 같은 거. 치마 속이 아무리 인간적이어도 무너지는 탑은 막을 수 없다. 탑을 세우는 죄, 보이는 것만 본 죄, 영원하다고 착각한 죄, 그 죄가 이토록 무겁다.

- 허연 : 문학수첩(2009년 가을호)
 
사랑에 대해 이토록 잔인한 자괴가 또 있을까. 탑은 무너지기 때문에 쌓아 올리는 것이다. 무너지지 않는다면 누가 탑 따위를 쌓겠는가. 날선 후회도 한 발짝 물러서면 무뎌지리니...따라 죽지 않는다고 거짓말이라니 떼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