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main image
... (436)
(14)
時事 (91)
文化 (74)
言語 (13)
科學 (2)
日常 (217)
臨時 (0)
Scrap (15)
中國語 (9)
Beer (1)
Delta (0)
«   2022/06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1,173,838 Visitors up to today!
Today 0 hit, Yesterday 13 hit

View top news

2012. 3. 31. 03:38

얼굴이 후끈후끈하네...오랜만에 술 먹다가 토했다. 평소 주량의 반의 반도 못 미치는 양을 마셨지만 공복에 급하게 먹은 게 화근이었나 보다. 홍대입구역에 있는 월향이라는 유기농(?) 막걸리집에서 오징어 순대에 청주와 막걸리를 마셨는데 역시 나는 소주 체질인가. 한참을 게워내고 나서야 술이 좀 깼다. 첨부터 술자리에 있던 선배들보다 훨씬 늦은 시각에 합류한 터라 분위기를 맞추려고 급히 과하게 마셨던 게 화를 불렀던 셈이다. 그래도 이야기만큼은 오랜만에 웃다가 눈물이 날 정도로 신나게 했다. 다들 마음씨가 넉넉한 선배님들이라 다행이다.

'호문자유 자용자소', 춘추에 나오는 말이란다. '好問者裕 自用者小', 직접 써준 분의 설명을 듣고서야 무슨 뜻인지 이해했다. 적절한 얘기였다고 생각한다.

택시를 타고 집에 왔는데 40대 초반이라는 택시 기사님에게 엊그제 쓴 X 세대 이야기를 하니 적극적으로 공감을 한다. 아는 주변 사람은 모두 내가 비슷한 얘기를 꺼냈을 때 공감을 해줬지만 생전 처음 만난 낯선 사람이 공감해주니 더욱 자신감이 생긴다. 물론 그저 취객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맞장구를 쳐준 것일 수도 있지만 자기가 오히려 열변을 토하는 모양이 꼭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사실 택시를 타고 귀가할 때가 많은데 택시 기사님과 얘기가 잘 통하는 경우가 잦아 집 앞에서 택시를 세워놓고 한참을 떠드는 경우가 흔하다. 영업 끝나고 술 한 잔 하자는 분들도 가끔 있을 정도다.

선배 중 한 사람이 내가 쓴 X 세대 이야기를 포워딩하고 싶다고 했다. 검증을 받아보자는 뜻이다. 나는 당치 않은 일이라고 손사래를 쳤지만 그래도 잘난 선배들 중 누군가는 행간을 읽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 특히 며칠 전 같이 술을 먹었던 이모 교수처럼 꼼꼼한 분이라면 좋은 말씀을 해줄 수 있을 것이다.

요즘은 글을 쓸 때마다 점점 한계를 느낀다. 10장은 족히 써야 읽을 만한 얘기를 한 장 정도로 압축해 쓰다 보니 애매모호하고 난삽한 글이 되는 것이다. 사례도 들면서 설명을 훨씬 길고 자세하게 덧붙이면 좋은 글이 될 텐데 길게 쓰자니 피곤하기도 하고 그냥 그런 건 읽는 사람들이 알아서 읽어주길 바라는 마음이 드는 것이다. 제임스 프레이저나 죠셉 캠벨, 시오노 나나미 같이 신화와 역사를 공부한 사람들의 책을 보면 얼마나 재미있고 폐부를 찌르는 사례들이 많은가. 내가 좋아하는 토씨님처럼 간단명료하게 글을 쓰는 것도 많이 생각해봤지만 잘 되지도 않을 뿐더러 내겐 역시 생각할 꺼리가 없는 글은 재미가 없다는 게 맞는 것 같다. 적절한 비유 같지는 않지만 박진영의 공기밥과 비슷한 게 아닌가 싶다. 뭔가 읽는 이를 위한 자리가 비어있지 않으면 성이 안 찬다고나 할까.

헤헤...제대로 글을 쓰려면 나는 미치거나 폭삭 늙어버릴 것이다.


'日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기 (I)  (0) 2012.04.03
4.11 선거  (0) 2012.04.02
술주정 (I)  (0) 2012.03.31
꿈 (I)  (0) 2012.03.27
이영호 비서관  (0) 2012.03.20
생명력  (0) 2012.03.19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