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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 16. 05:38


정권 초기까지는 소위 노빠'였던' 어떤 분을 만나고 왔다. 모처럼 마련된 술자리에서 정치를 화제로 서로 목청을 높이다가 분위기를 망치는 일도 종종 있다지만 집권 세력의 속사정에 대해 일반인들보다는 더 많이 아는 분을 오랜만에 만나게 된 만큼 정치 얘기를 꺼내지 않을 수 없었다.

우선 그는 이번 대선에서 투표는 하지 않았지만 '차라리 2MB'의 심정이었다고 한다. 대통령을 인의 장막처럼 에워싸고 있는 '친노세력'에 대한 불신과 속상함이 너무 컸던 탓이다. 원래는 다양한 분포를 이뤘던 노빠들 사이에서 유치하고 속물적인 권력투쟁이 계속 되면서 유능한 인사들은 대부분 내쳐지고 무능하고 고집스러운 인사들 위주로 '친노세력'이라는 껍데기를 뒤집어 쓴 채 남게 되었다는 한탄이 마음 한켠에 자리잡고 있었다. 술기운 때문에 약간 거칠어진 그의 표현에 따르면 착하지만 자신들보다 불쌍한 이들에게만 착하고, 열린 마음의 소유자지만 자신들보다 못난 이들에게만 열린 마음인 이 친노세력의 핵심들은 무식하기 짝이 없는 자들이 대부분이고 그나마 남은 나름대로 똑똑한 인사는 젠 체는 잘 하면서도 파워게임의 측면에서는 무력하기 짝이 없어 무식한 자들에게 쉽게 휘둘리거나 농락당하기만 했다는 것이다.

어쨌든 이 무능하고 무식하기 짝이 없는 친노세력은 자신들의 무능으로 생긴 공백을 채우기 위해 김진표씨와 같은 테크노크랏(technocrat)들을 브레인으로 영입하는데 이 테크노크랏들은 정책 입안이나 결정의 많은 부분에서 자신들의 판단에 의지하려 드는 친노세력을 직접 접하면서 속으로 그들을 업신여기게 되고 또 이들을 통해 '친노=무능'의 등식이 최초로 전파되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시작된 '친노=무능'이란 저주는 노대통령과 그의 지지세력들을 눈엣가시처럼 여기던 일부 언론들 및 정치적 반대세력들을 통해 대통령의 이미지와 맞물려 확대 재생산되면서 친노세력에게 문제의식을 갖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 문제의식 또한 매우 단천(短淺)하기 짝이 없었던 것이 자신들이 무능하다는 사실을 절대 인정할 수 없었던 친노세력은 이런 업신여김의 화살이 앞뒤에서 쏟아지자 그나마 정렬하고 있던 오합지졸의 대열이 무너지며 일부는 재벌과 결탁하여 손과 머리를 빌리는 방식으로 자존심을 회복하려 하거나 일부는 동업자 눈치보기식의 도덕적 해이와 불감증이라는 매너리즘에 빠져들게 되고 결국 이는 실제로 무능했던 친노세력의 브레이크 없는 무모한 질주를 누구 하나 나서서 막지 못했던 열린우리당 세력들의 비겁함과 손발이 맞아 떨어지면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집권세력의 비참한 몰락 과정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는 논어의 공자님 말씀을 인용하며 '집권' 친노세력을 비판하였는데 공자가 제자 자로에게 이르기를 어짐(仁)을 좋아하면서 배우지 않으면 그 폐단은 어리석음(愚)이고, 알기(知)를 좋아하면서 배우지 않으면 그 폐단은 잘난 척하기(蕩)이고, 믿음(信)을 좋아하면서 배우지 않으면 그 폐단은 남을 해치게(賊) 되고, 곧음(直)을 좋아하면서 배우지 않으면 그 폐단은 남을 숨막히게 함(絞)이고, 용기(勇)를 좋아하면서 배우지 않으면 그 폐단은 난폭해짐(亂)이고, 굳세기(剛)를 좋아하면서 배우지 않으면 그 폐단이 광기(狂)라고 했다는 것이다.

또 그는 무능한 것은 죄가 아니지만 무능하고 고집이 쌔면 주변에 피해를 주게 되고 무능하고 고집이 쌘 사람이 성실하기까지 하면 그 피해가 걷잡을 수 없게 된다고도 했다.

함께 뜻을 같이했던 동지들에게까지 외면당하면서도 끝까지 비뚤어진 자의식을 노출시키며 오기와 고집으로 일관하여 결국은 호랑이 목구멍에 나라를 공짜로 털어넣은 결과를 초래한 386들 중에 아직까지 책임을 통감하는 사람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은 결국 여전히 문제의 핵심을 깨닫지 못하는 그들의 무지와 무능을 다시 한 번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머리와 가슴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모두 '큰 언덕'에 올라 몸이라도 내던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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