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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 19. 09:50


사실 블로깅을 하면서 방문객수나 댓글수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마음 먹었었다. 광고를 달지 않은 것도 만약 광고를 달게 되면 낚싯글에 대한 유혹을 이기기 힘들 거라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낚싯글을 전혀 쓰지 않는 것은 아니다. 엊그제처럼 방문객수가 많으면 블로깅하는데 큰 활력이 되기 때문에 앞으로도 가끔 배고파지면 쓸 생각이다.

좋은 블로거가 되기 위해서는 다른 이들과 소통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밝힌 적이 있지만 좋은 블로그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그런 노력을 바탕으로 방문객들에게 재미(호기심), 감동(공감), 정보(지적 욕구) 셋 중의 하나는 충족시켜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연예찌라시를 자처하면서 연예 관련 내용만 집중적으로 포스팅하는 블로그를 가끔 보는데 이런 블로그는 대중의 관음증적 호기심에, 노골적이지만, 초점을 잘 맞추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선택과 집중에는 성공했다 하더라도 보다 진지한 주목을 받으며 차별화시킬 수 있는 성찬이 되기 위해서는 감동을 담아내거나 기존의 틀을 탈피한 새로운 시각을 어느 정도 곁들여 내놓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에 주안점을 둔 블로그들도 있다. 블로거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집대성하려는 듯 끊임없이 좋은 팁들을 찾아 제공해주는 블로그나 마치 논문집을 펼쳐든 듯 수많은 학술 정보들로 가득찬 블로그 또는 어떤 영역의 실제 전문가로서 자신의 영역표시를 하는 듯한 포스트들로 도배된 블로그 등이 바로 그런 예이다. 이런 블로그들에 있어서는 정보의 생산과 가공이 문제가 된다. 자신이 직접 생산해내는 정보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많은 경우 가공(인용, 번역 등)을 거쳐 포스팅을 하게 되는데 가공의 과정에서 블로거의 개성있고 독특한 향취가 배어들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지나치게 딱딱한 정보는 훨씬 말랑말랑하게, 너무 물러서 싸구려로 보이는 정보는 조금 고급스럽게 포장해내는 효과를 원한다면 시선을 사로 잡을 수 있는 장치를 덧붙이거나 호기심을 유발시킬 수 있는 전개 과정을 조합하거나 또는 그림이나 동영상 이용같은 친절한 배려를 담아서 소개하는 등의 방법이 필요할 수도 있다. 누차 말했지만 블로그의 눈높이를 정확히 대중의 눈높이에 맞추고자 한다면 대중이 갖고 있는 지식욕의 문제란 실제로 얼마나 잘, 깊이 이해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이 의지할 수 있는 권위와 활용할 수 있는 현학을 안길 수 있으면 충분하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거부감을 유발하기 일쑤인 잘난 척하거나 뭔가 있는 척하는 태도는 우선적으로 금물이고(이런 점에서 내 블로그는 틀려 먹은 것 같다) 논쟁의 여지가 있는 부분에서는 가급적 단순하게 요약된 분명한 결론을 내리거나 아예 가능한 결론을 몇 개로 구분, 나열해서 선택의 책임을 떠넘기는 것도 좋은 방책이다.

마지막으로 블로그가 감동을 줄 수 있는가라고 묻는다면 먼저 아쉬움을 표해야 겠다. 감동을 주는 블로그를 만나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넓게 보아 공감글을 포함한다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니지만 여전히 불만은 남아있다). 우연히 감동적인 소재를 얻거나 맞닥뜨려 좋은 글을 포스팅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사소한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평범한 일을 가지고도 읽는이로 하여금 글쓴이의 마음의 울림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감수성 풍부한 글들을 만나고 싶다는 바람이다.
 
혹자는 이런 기대에 대해 그곳은 이미 문필가의 영역이지 블로거의 영역이 아니라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는 블로그의 가능성을 과소평가한 말이다. 하이퍼텍스트로 생산되고 전이되는 텍스트는 이제 모두 블로고스피어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올 태세이다. 블로거 기자를 점점 이상하게 여기지 않게 되듯이 블로거 소설가, 블로거 시인을 화제로 얘기하는 게 자연스러워지는 시대가 머지 않아 닥칠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종이 출판업계가 위협 받으리라고 보지는 않는다. 연극이나 뮤지컬이 유성영화의 등장으로 망할 듯 잠시 휘청거렸지만 여전히 영화와 병행해서 발전하고 있듯이 종이 출판업계도 쉽게 몰락하지는 않을 것이다.

블로거 기자, 즉 블로그 저널리즘에 관한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사실 이 글에서 좋은 블로그로 인정받기 위해서 필요한 사항으로 열거하지 않은 것이 있다. 아직 생각이 무르익은 단계는 아니지만 잠깐만 언급하자면 블로거들이 기성언론과는 다른 관점에서의 의제설정이나 분석을 하거나 또는 기성언론의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기삿거리를 내놓는 것에 많은 메타블로그들이 관심을 보인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즉 현재로서는 이미 기성언론의 기사가 나간 사건을 가지고 블로깅을 해서 편집자들의 주목을 받기 위해서는 그들이 간과하거나 생략한 부분, 숨겨진 함의, 색다른 관점에서의 해석 등의 시도를 해야한다는 얘기다.
 
이것을 바꿔 말하면 시사에 관해 포스팅하는 수많은 블로거들이 컴퓨터 앞에만 앉아서 컴퓨터로 획득할 수 있는 자료만을 가지고 가공 및 재생산하는 꼴이라는 뜻이 된다. 결국 그렇다면 기사로서의 수준이나 적합성을 떠나 순수블로거들이 다음블로거뉴스를 통해 엄청난 히트를 기록했던 유창선님이나 토씨님 같은 기성언론의 일꾼들과 미디어로서 경쟁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무의미하다(그분들은 블로거라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기성언론에 속했다고 해야 한다). 왜냐하면 기성언론의 일꾼들은 직접 현장을 겪지 않고 기사를 작성하는 경우에도 수많은 기자들이 발로 현장을 뛰면서 튼튼한 뒷받침을 해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설령 어떤 블로거가 취잿거리에 대해 일반 기자보다도 훨씬 깊숙히 관련되어 있어서 보다 생생한 현장을 블로깅으로 알린다고 해도 그가 얼마나 전달능력이 있고 또 꾸준히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한 채 적절한 기사를 작성할 수 있는가는 별개의 문제라고 할 수 있으므로 역시 경쟁은 어렵다.

메타블로그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한 채 노출되는 어떤 포스트들이(특히 정치와 관련해서) 의견제시나 대안에 대한 고찰 또는 댓글이나 트랙백을 통한 토론의 장을 개설하는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 채 감정적 선동에 머무르거나 아니며 말고 식의 말장난에 그치는 것을 가끔 볼 때면 '블로그 저널리즘의 정체는 과연 무엇인가'라는 의문은 더욱 깊어진다.

다시 좋은 블로그 얘기로 돌아와서 위에서 예를 들었듯이 자신이 없는 쪽은 차라리 내팽개치고 어느 하나에 집중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하지만 많은 좋은 블로그들은 둘 이상의 장점을 갖고 있다. 재미도 있고 공감도 가거나 유익한 정보도 얻고 재미도 있거나 하는 식이다.
 
내 블로그는 아직 어떤 구체적인 타겟이나 방향을 못 잡은 상태다. 재미도 없고 공감도 안 가고 유익한 정보도 별로 없다고 느껴지는 사람이 많아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다. 또 어떤 소재를 두고 뭔가를 쓰려고 할 때 반드시 검색을 먼저 해보는데 정리가 잘 된 좋은 글이 눈에 띌 때는 괜히 남의 밥에 숟가락 하나 더 얹는 그런 글을 피하려는 마음 때문에 지레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밑천이 부족하더라도 다른 곳에는 존재하지 않는 나만의 포스트를 가지고 블로그를 꾸미기 위함이다. 하지만 읽는이를 전혀 배려하지 않고 있는 부분은 어떻게든 고쳐 보려고 한다,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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