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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3. 2. 18:24

인터넷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개신교 비판들의 유형을 꼽아 본다면 그 첫 번째는 정치적 함의가 담겨져 있는 기독교 비판이다. 이는 종교 지도자 또는 사제로서의 순수한 현실 참여가 아니라 일부 개신교 그룹의, 이익집단으로서 또는 이익 실현을 위한 정치세력으로서의, 현실 참여가 불러 일으킨 자연스러운 반작용이지만 정교일치의 신성교국을 꿈꾸는 일부 미치광이들을 비판하기 위해 개신교를 싸잡아 과도하게 비난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두 번째는 후기 자본주의 사회의 보편적 문제를 개신교만의 문제로 부각시키는 비판이다. 즉 목사를 중심으로 한 일종의 비즈니스 모델로 교회를 바라보는 시각이며 이는 곧 소비를 최고의 미덕으로 여기고 물신을 광적으로 숭배하는 세태에 대한 지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이는 결코 개신교만의 문제가 아니고 전 사회에 만연한 우리네 풍조에 교회도 당연히(?) 한 몫 하는 것일 뿐이다.

세 번째는 종교가 인류의 위대한 문화 유산이자 중요한 사회 제도라는 측면을 도외시한 채 지엽적 오류와 논리적 자기 완결성 여부만을 따져 하는 비판이다. 종교는 신화와 함께 여전히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영감을 불러 일으키는 정신적 원천이자 문화적 보고이다. 성서에 등장하는 야훼의 인격성을 거론하며 말도 안된다며 트집잡는 것은 단군신화에서 어떻게 곰이 사람이 될 수 있느냐고 묻는 거나 사실상 별반 차이가 없다. 기적을 믿거나 말거나 그것은 개인의 신앙의 자유에 속하는 부분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된다.

네 번째 유형은 일부 개신교의 유별난 배타성(이단이나 비신도 및 타종교에 대한)을 꼬집는 비판이다. 이 유형의 많은 비판들은 대부분 불쾌한 개인적인 경험(불신지옥-예수천국 구호나 불상 목자르기 등)에 그 근거를 두고 개신교의 공격적 전도에 대해 분노한다. 타종교에 대한 방해 및 저주는 말할 것도 없이 범죄행위나 다름없고 공공장소에서 협박처럼 이뤄지는 전도 또한 지양되어야 할 행위임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섯 번째 유형은 개신교 내부의 부정과 비리에 대한 고발이다. 깊고도 광범위한 성차별 문제나 소돔과 고모라를 뺨치는 목사들의 육체적, 물질적 타락과 그들이 저지르는 기타 범죄 행위의 심각성을 꼬집는 비판이다. 다만 다른 여러 비판 유형들 중에서 가장 치명적인 만큼 이에 대해서는 충분한 근거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나는 사실상 무신론자지만 개신교 자체를 유해한 것으로 여기지는 않는다. 앞서 말했듯이 신화와 종교는 인류 문명과 인간 내면의 한 축을 이루는 것이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보통 사람이라면 개신교가 아니라도 유사한 다른 어떤 것에든 관심과 열정을 쏟기 마련이고 특별히 우리나라 개신교가 유별나다고 해서 기독교 본래의 정신에 충실해 공동체의 유지와 발전에 이바지한다면 굳이 나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이는 무신론이나 기타 다른 어떤 무언가가 현재의 지배적인 종교들을 대신할 만한 큰 변혁이 일어나기까지는 아직도 훨씬 더 많은 에너지가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축적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고 개신교를 포함한 기독교나 불교, 이슬람교 등 각종 종교의 교리가 보다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고 또 보다 정교해질수록 그 자체로 의미있는 진보라고 생각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특정 종교의 교조주의로 인해 신앙의 자유나 사상의 자유가 억압받는 상황은 상상하기도 싫다는 사실 만큼은 명백하다.

1. 천동설이 절대 진리였던 시절을 생각해 보라, 언제까지 교회가 진화론을 부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2. 가령 사이언톨로지의 교리가 기독교보다 훨씬 더 논리적, 도덕적이고 또 언행이 비모순적일 때 기독교보다는 사이언톨로지교를 권장할 것인가?

3. 개신교의 근본 정신이라면 청교도 정신이 으뜸일 테지만 우리나라에서 청교도 정신을 찾아보기 힘든 까닭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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