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main image
... (436)
(14)
時事 (91)
文化 (74)
言語 (13)
科學 (2)
日常 (217)
臨時 (0)
Scrap (15)
中國語 (9)
Beer (1)
Delta (0)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Visitors up to today!
Today hit, Yesterday hit

View top news

2009. 8. 16. 09:26
아까 꿈을 꿨는데 꿈속에서 김태희가 나왔다. 희한하게도 까맣게 잊고 있던 예전의 꿈과 줄거리가 이어진 꿈이었다. 또다시 버스 창가를 스치는 풍경처럼 잊혀질 게 뻔했던 꿈을 이렇게 기억할 수 있게 된 까닭은 소변이 마려워서 중간에 깼기 때문이다. 예전에 꿨던 꿈의 내용은 여전히 생각나지 않지만 꿈속에서는 분명히 몇 달 전의 꿈이 생생하게 기억나며 연결이 됐다.

그런데 대체 왜 김태희가 꿈에 나온 거지? 난 김태희를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최근에 김태희와 관련해 인상에 깊이 남을 만한 일이 없었는데? 사실 김태희는 이 년 전 존 레논 교수님과 술먹고 다닐 때 그가 느닷없이 어떤 여자를 좋아하냐고 묻길래 장황하게 설명하기 싫어서 그냥 '김태희 같은 여자'라고 답한 적이 있다. 그랬더니 자네는 왜 그런(?) 김태희 같은 애를 좋아하냐고 나무라듯 쏘아붙이는 게 아닌가. 아니, 솔직히 귀찮은 마음에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김태희를 이용해 대답하긴 했지만 대체 김태희가 뭐가 어때서? 많이들 좋아하니까 김태희라고 대답하면 가볍게 끄덕거리며 넘어갈 걸로 지레짐작했던 게 오산이었다. 존 레논 선생님은 당시 나누던 얘기와는 딴판으로 내 답변에 대중문화의 아이콘이 등장한 사실이 내심 불쾌했던 모양이었고 그의 심정을 쉬운 말로 정리해 보면 '어떻게 그런 골비고 속된 딴따라를 좋아할 수 있느냐' 정도가 아니었을까.

어쨌든지! 꿈속에서 나는 누군가의 부탁을 받고 로또를 사러 갔는데 1 2 3 28 29 30 여섯 숫자에 ±1,2를 해서 다섯 게임을 마킹하려다가 사인펜마다 자꾸 잉크가 흘러나오는 바람에 로또를 구입하지 못하고 판매점 주인이 새 사인펜 꾸러미를 가지고 오기만을 기다리던 중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김태희가 등장해 다짜고짜 나를 가게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김태희와 나는 상당히 친한 사이였는데 근처에서 술을 마시고 집에 가던 김태희가 화장실을 찾지 못해 헤매다가 마침 로또 판매점에 서 있는 나를 발견한 것이다. 밖으로 나오자마자 그녀는 '화...화장실'이란 외마디 신음소리와 함께 털썩 주저앉았다. 거기서 가장 가까운 화장실 위치를 알고 있었던 나는 그녀를 일으켜 세워 등에 업고 뛰기 시작했다. 한데 얼근하게 술에 취한 그녀가 엉뚱한 데를 가리키며 화장실이 저기에 있으니 얼른 가자고 등 뒤에서 강짜를 부리기 시작했다. '거긴 화장실이 없으니 조금만 참아!'라고 대답하며 서둘렀지만 단단히 골이 났는지 발버둥까지 치며 등에서 내려가려고 하자 할 수 없이 그녀가 가리킨 곳에 들렀는데 역시나 화장실은 없었다. 속으로 나는 '얘는 지금 어린 아이나 다름없는데 왜 내가 얘 말을 들어주고 있을까, 다시는 이러지 말자.'고 자책 겸 반성을 하다가 꿈에서 깨어나 화장실을 갔다.

(아, 맞아!!! 그러고 보니 최근에 김태희와 관련된 일이 있었구나! 젠장, 이 김태희가 그 김태희가?)
(로또는 꿈속에서 숫자가 선명하게 나왔고 정확히 기억까지 나지만 나는 안 살 것이니 블로그에 공개라도!)
(존 레논 교수님은 뭐하고 있을까? 진중권도 짤렸다는데 심심하지는 않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