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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1. 27. 20:58

이번 김용철 변호사 양심고백 사건을 바라보는 일부 동료 변호사, 판검사들의 '자기만 깨끗한 척, 양심있는 척, 잘난 척한다'는 심리, 정말 무시할 게 못됩니다. 그동안 떳떳하지 못했던 자신의 행동을 지적당하는 듯한 느낌에 대한 우회적 불만의 표시일 수도 있고 공정한 경쟁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환경에 적응한 이들의 왜곡된 심리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도덕성의 우열마저도 경쟁의 대상으로 여기는 것까지는 좋지만 도덕성을 더욱 획득하려는 노력보다는 상대방을 깎아내림으로써 권력투쟁(power struggle)에서의 상대방의 우위 선점을 저지하고 파워 모멘텀(power momentum)을 붕괴시키려고 하는 잘못된 경쟁방식의 표출이자 성과우선주의의 한 측면이라고나 할까요. 물론 성과우선주의라면 우리나라가 압축성장 과정을 거치면서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시하는 사고방식이 한몫 단단히 해낸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런 성과우선주의가 21세기 대한민국에서도 여전히 유효한가는 반성해 볼 문제입니다. 황우석씨의 줄기세포 조작사건에서 잘못된 성과우선주의가 사건의 한 축을 지탱했던 점이나 근래의 학력위조 사건들에서도 당사자들의 변명 중의 하나가 '영어 잘하면 됐지, 잘 가르치면 됐지 또는 큐레이터로 인정해줄 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간판일 뿐인 학력이 뭐 그리 대수냐'였다는 점 등을 감안해 볼 때 경쟁시스템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어떤 병폐를 낳게 되는가를 알 수 있습니다.

한국적 경쟁시스템에서 유의할 부분은 우리나라에서 치열한 경쟁은 절대로 없앨 수도 없고 없어지지도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경쟁이 치열함을 넘어서 과열되다 보니 나타나는 온갖 폐단들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그 방법은 오직 하나 강력한 원칙과 룰을 세우고 반드시 공평무사함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입니다. 권력자들이 '어떻게든 이기기만 하면 된다, 어떻게든 성과만 내면 된다'는 사고방식에 그 누구도 은연 중에라도 동의할 수 없게끔 공정함이라는 원칙에 집요할 정도로 매달리게 된다면 수많은 갈등의 잠재적 요인들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이는 원칙이라는 구호에 환호하는 국민들이라면 대다수 무의식적으로 스스로에게 내리고 있는 처방이라고도 할 수 있지요. 앞으로 선거에서 당선될 대통령을 비롯하여 사법권력과 입법권력의 향유자들이 모두 함께 이런 마음자세를 갖고 자신의 지시와 정책 하나하나가 나라 전체에 미치는 파장을 생각하며 실천한다면 '세상은 원래 더러운 곳이야'라는 식의 냉소와 회의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요. '공정한 경쟁이 있는 곳에 번영이 있다'는 생각이 모두의 마음속에 철주처럼 자리잡게 될 그날을 기다려 봅니다.

*여기서의 공정한 과정이란 한국적 특수성을 감안한 경쟁 과정에서의 공정성을 언급한 것이지 정당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due process와는 다른 개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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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1. 25. 21:49
[]

시를 읽으며 시인의 눈에 비쳤을 정경을 한 번 상상해 보자. 늪 한 구석 진흙 위에 점점이 흩뿌려진 빗방울 자국들을 보며 생긴지 1억 4천만 년이나 되었다는 이 곳을 차례대로 거쳐갔을 늪의 주인들을 떠올려 본다. 오랜 세월 동안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잃지 않고 후대의 새주인들에게도 여전히 넉넉함을 베푸는 우포늪이기에 혹시 어딘가 옛 주인들의 흔적이 남아있다고 하더라도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닐 것이다. 돌아오는 길, 밤안개 자욱한 길가에는 쑥부쟁이들이 제멋대로 돋아있고 시인이 내쉬는 입김은 그대로 안개가 되어 주위를 맴돈다. 문득 시인은 생각한다. 우리가 흙에서 나서 흙으로 돌아가는 동안 남기는 흔적이 바로 저 입김과도 같은 게 아닐까. 1억년 전 공룡의 눈물방울이 돌고 돌아 다시 빗방울이 되어 쑥부쟁이 잎사귀를 얼룩지게 하고 지금 나의 입김은 안개가 되어 그 주위를 맴돈다. 결국 자연에게 있어 삶과 죽음이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는 한 마리의 아브락사스일 뿐 아닌가!

창녕 우포늪에 가서 만났지
뻘 빛 번진 진회색 판에
점점점 찍혀 있는 빗방울 화석.
혹시 어느 저녁 외로운 공룡이 뻘에 퍼질러 앉아
감춘 눈물방울들이
채 굳지 않은 마음 만나면
흔적 남기지 않고 가기 어려우리.
길섶 쑥부쟁이 얼룩진 얼굴 몇 점
사라지지 않고 맴도는 가을 저녁 안개
몰래 내쉬는 인간의 숨도
삶의 육필(肉筆)로 남으리
채 굳지 않은 마음 만나면.
화석이 두근대기 시작한다.

- 황동규 '빗방울 화석' : 시집 '우연에 기댈 때도 있었다'(문학과지성사)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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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1. 25. 21:27
사용자 삽입 이미지

새로 스킨을 만든다는 게 번거롭게 느껴져 네이버 블로그에서 사용하던 스킨을 그대로 사용했다. 스킨의 이미지는 IrfanView를 이용하여 왼쪽 상단부터 오른쪽 하단까지 차례대로 아래 32개의 작품을 이어붙였다.

1. Wheatfields under a Clouded Sky, 1890
2. Cypress against a Starry Sky (aka Road with Cypress), 1890
3. The Starry Night, 1889
4. Starry Night over the Rhone, 1888
5. Sunflowers, 1888
6. Still Life with Sunflowers, 1889
7. Sunflowers, 1888
8. Sunflowers, 1888
9. Chestnut Tree in Bloom, 1887
10. Orchard in Bloom, 1888
11. Orchard in Blossom (aka Plum Trees), 1888
12. Autumn Landscape with Four Trees, 1885
13. Self Portrait with Pallette, 1889
14. Self Portrait with Bandaged Ear and Pipe, 1889
15. Self Portrait, 1889
16. Self Portrait with Felt Hat, 1887-1888
17. Peasant Burning Weeds, 1883
18. A Marsh, 1881
19. Cart with Red and White Ox, 1884
20. Skull with Burning Cigarette, 1885
21. Lane with Poplars, 1885
22. Bulb Fields (aka Flower Beds in Holland), 1883
23. Peasant Girl with Yellow Straw Hat, 1890
24. Two Poplars on a Hill, 1889
25. Snowy Landscape with Arles in the Background, 1888
26. The Sower (aka Sower with Setting Sun), 1888
27. Pine Trees against an Evening Sky (aka Weatherbeaten Pine Trees), 1889
28. Village Street, 1890
29. Self Portrait, 1887
30. Self Portrait, 1887
31. Self Portrait, 1887
32. Self Portrait in a Dark Felt Hat, 1886

*aka = also known as (별칭)

이미지 출처 http://the-athenaeum.org/art/by_artist.php?id=7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