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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2. 19. 20:09


 

2년 전 겨울에 황우석씨가 자신의 논문조작을 두고 '중대한 인위적 실수'가 있었다고 변명하던 것을 풍자하기 위해 썼던 글인데 블로거뉴스에 올라와 있는 뽀빠이가 시금치를 먹은 이유? 라는 글에 대한 트랙백을 보내기 위해 이곳에 다시 올린다.

시금치는 주로 가을에 파종해서 겨울에 수확하기 때문에 지금이 한창 제철이다. 시금치는 비타민A, B1, B6, C, E 등의 필수 영양소와 함께 엽산, 마그네슘, 칼륨 등의 풍부한 무기질로 인한 뛰어난 항암효과로 각광받는 웰빙 야채이지만 1870년 E.폰 울프라는 독일의 과학자가 그 영양 성분에 관한 논문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철분의 소숫점 한 자리를 잘못 찍는 바람에 함유하고 있는 철분의 양이 10배로 부풀려져 발표된다. 이 오류는 1937년 다른 독일 과학자들의 재조사를 통해 실수였음이 밝혀져 정정되지만 잘못된 데이타를 바탕으로 시금치를 먹으면 초인적인 힘을 내는 것으로 묘사되었던 1930년대 미국의 인기 만화캐릭터 뽀빠이의 등장에 힘입어 오히려 '철분의 왕'으로 널리 대중에게 잘못 알려지게 된다.

앞에서 적었듯이 잘못 기재된 철분 함유량에 대한 정정은 논문의 첫 발표 후 60여년의 세월이 지난 1937년에 이루어졌지만 그 사실은 아무에게도 주목받지 못하고 오히려 드라마틱한 철분 함유량을 담고 있는 논문 내용이 끊임없이 인용, 재인용되면서 100년이 넘는 세월동안 확고한 대중의 잘못된 상식으로 자리잡게 된다. 하지만 철분에 관한 시금치의 진실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시금치의 철분 함유량이 비록 다른 야채와 비슷하기는 하지만 같이 함유된 수산(옥살산, oxalate acid)이라는 성분으로 인해 인체에는 거의 흡수되지 않고 약 95-98%가 체외로 그냥 배출되기 때문에 '철분의 왕'이라는 호칭과는 정반대로 철분과는 거리가 한참 먼 야채라는 것이다.

어처구니없게 거꾸로 알려진 이 상식은 1981년 12월 영국의 T.J.Hamblin이 'British Medical Journal'이라는 잡지에 논문의 사소한 오류가 발단이 되어 시금치와 관련된 거짓 지식이 일반의 상식으로 굳어져 가는 과정을 묘사한 기사를 발표함으로써 가까스로 제대로 알려지게 된다.

비록 '중대한 인위적 실수'가 아닌 '사소한 자연적 실수'로 논문의 데이타에 오류가 생겼다지만 그 잘못된 데이타에서 기인한 대중의 잘못된 상식이 정상으로 돌아오는데 무려 110년의 세월이 걸린 셈이다.

참고 위키피디아 '시금치' 항목(http://en.wikipedia.org/wiki/Spin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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