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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2. 10. 17:40
현재의 독일 남서부 흑림(黑林; Black Forest; Schwarzwald)에서부터 루마니아와 우크라이나에 이르기까지 넓게 분포되어 있던 대삼림지대를 일컫는 말로 기원전까지는 인간의 손길이 전혀 미치지 않은 원시림에 가까운 형태로 존재했다. 당시 수렵과 약탈을 주된 생활수단으로 삼았던 게르만 부족들도 헤르키니아 숲 주변의 비옥한 땅을 차지하는 것을 최고로 여겼다고 할 만큼 숲에 많은 것을 의지하여 살아가던 사람들에게 가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신비를 감추고 있던 헤르키니아 숲이 경외와 숭배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한 존재였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다음은 문헌에 등장하는 헤르키니아 삼림에 관한 묘사.

게르마니아에는 거리를 측정하는 단위가 없기 때문에 숲의 크기를 정확하게 설명하기가 불가능하다. 이 숲은 헬베티족(현재의 스위스 지역에 살던 부족), 네메테스족, 라우라키족의 땅에서 시작되고, 다뉴브 강과 함께 똑바로 펼쳐지면서 다키족(현재의 루마니아 지역에 살던 부족)과 아나르테스족의 영토에 이른다. 여기에서 숲은 강과 멀어지고 왼쪽으로 펼쳐지는데, 크기가 워낙 방대해서 많은 부족들의 경계를 품고 있다. 이 지역에 사는 어느 누구도 숲의 끝에 도달했다거나(60일이 걸린다고 한다) 숲이 어디에서 시작하는지를 들었다고 말하는 사람이 없다.

- 카이사르(Caesar)의 '갈리아 전기(Commentarii De Bello Gallico)' 중에서

유럽은 그 역사의 여명기에 광대한 원시림에 덮여 있었고, 군데군데 산재하는 개척지는 기껏해야 초록색 바다 위의 조그만 섬처럼 보이는 데에 불과했을 것이다. 기원전 1세기 무렵까지는 헤르키니아 삼림이 라인 강에서 동유럽에 걸쳐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만난 어떤 게르만인은 그 삼림을 두 달 동안이나 여행했으나 삼림 저편까지 가지 못했노라고 말했다. 그 후 4세기가 지난 뒤 로마의 율리아누스(Julianus) 황제가 그곳을 방문했을 때, 어둡고 고요하며 고독에 휩싸인 광대한 삼림 풍경에 그의 예민한 감수성은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그는 로마제국 안에 저 삼림과 비교할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할 정도였다.

- 제임스 프레이저(James G. Frazer)의 '황금가지(The Golden Bough)'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