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블로깅을 하면서 방문객수나 댓글수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마음 먹었었다. 광고를 달지 않은 것도 만약 광고를 달게 되면 낚싯글에 대한 유혹을 이기기 힘들 거라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낚싯글을 전혀 쓰지 않는 것은 아니다. 엊그제처럼 방문객수가 많으면 블로깅하는데 큰 활력이 되기 때문에 앞으로도 가끔 배고파지면 쓸 생각이다.
좋은 블로거가 되기 위해서는 다른 이들과 소통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밝힌 적이 있지만 좋은 블로그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그런 노력을 바탕으로 방문객들에게 재미(호기심), 감동(공감), 정보(지적 욕구) 셋 중의 하나는 충족시켜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연예찌라시를 자처하면서 연예 관련 내용만 집중적으로 포스팅하는 블로그를 가끔 보는데 이런 블로그는 대중의 관음증적 호기심에, 노골적이지만, 초점을 잘 맞추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선택과 집중에는 성공했다 하더라도 보다 진지한 주목을 받으며 차별화시킬 수 있는 성찬이 되기 위해서는 감동을 담아내거나 기존의 틀을 탈피한 새로운 시각을 어느 정도 곁들여 내놓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에 주안점을 둔 블로그들도 있다. 블로거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집대성하려는 듯 끊임없이 좋은 팁들을 찾아 제공해주는 블로그나 마치 논문집을 펼쳐든 듯 수많은 학술 정보들로 가득찬 블로그 또는 어떤 영역의 실제 전문가로서 자신의 영역표시를 하는 듯한 포스트들로 도배된 블로그 등이 바로 그런 예이다. 이런 블로그들에 있어서는 정보의 생산과 가공이 문제가 된다. 자신이 직접 생산해내는 정보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많은 경우 가공(인용, 번역 등)을 거쳐 포스팅을 하게 되는데 가공의 과정에서 블로거의 개성있고 독특한 향취가 배어들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지나치게 딱딱한 정보는 훨씬 말랑말랑하게, 너무 물러서 싸구려로 보이는 정보는 조금 고급스럽게 포장해내는 효과를 원한다면 시선을 사로 잡을 수 있는 장치를 덧붙이거나 호기심을 유발시킬 수 있는 전개 과정을 조합하거나 또는 그림이나 동영상 이용같은 친절한 배려를 담아서 소개하는 등의 방법이 필요할 수도 있다. 누차 말했지만 블로그의 눈높이를 정확히 대중의 눈높이에 맞추고자 한다면 대중이 갖고 있는 지식욕의 문제란 실제로 얼마나 잘, 깊이 이해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이 의지할 수 있는 권위와 활용할 수 있는 현학을 안길 수 있으면 충분하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거부감을 유발하기 일쑤인 잘난 척하거나 뭔가 있는 척하는 태도는 우선적으로 금물이고(이런 점에서 내 블로그는 틀려 먹은 것 같다) 논쟁의 여지가 있는 부분에서는 가급적 단순하게 요약된 분명한 결론을 내리거나 아예 가능한 결론을 몇 개로 구분, 나열해서 선택의 책임을 떠넘기는 것도 좋은 방책이다.
마지막으로 블로그가 감동을 줄 수 있는가라고 묻는다면 먼저 아쉬움을 표해야 겠다. 감동을 주는 블로그를 만나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넓게 보아 공감글을 포함한다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니지만 여전히 불만은 남아있다). 우연히 감동적인 소재를 얻거나 맞닥뜨려 좋은 글을 포스팅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사소한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평범한 일을 가지고도 읽는이로 하여금 글쓴이의 마음의 울림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감수성 풍부한 글들을 만나고 싶다는 바람이다.
혹자는 이런 기대에 대해 그곳은 이미 문필가의 영역이지 블로거의 영역이 아니라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는 블로그의 가능성을 과소평가한 말이다. 하이퍼텍스트로 생산되고 전이되는 텍스트는 이제 모두 블로고스피어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올 태세이다. 블로거 기자를 점점 이상하게 여기지 않게 되듯이 블로거 소설가, 블로거 시인을 화제로 얘기하는 게 자연스러워지는 시대가 머지 않아 닥칠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종이 출판업계가 위협 받으리라고 보지는 않는다. 연극이나 뮤지컬이 유성영화의 등장으로 망할 듯 잠시 휘청거렸지만 여전히 영화와 병행해서 발전하고 있듯이 종이 출판업계도 쉽게 몰락하지는 않을 것이다.
블로거 기자, 즉 블로그 저널리즘에 관한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사실 이 글에서 좋은 블로그로 인정받기 위해서 필요한 사항으로 열거하지 않은 것이 있다. 아직 생각이 무르익은 단계는 아니지만 잠깐만 언급하자면 블로거들이 기성언론과는 다른 관점에서의 의제설정이나 분석을 하거나 또는 기성언론의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기삿거리를 내놓는 것에 많은 메타블로그들이 관심을 보인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즉 현재로서는 이미 기성언론의 기사가 나간 사건을 가지고 블로깅을 해서 편집자들의 주목을 받기 위해서는 그들이 간과하거나 생략한 부분, 숨겨진 함의, 색다른 관점에서의 해석 등의 시도를 해야한다는 얘기다.
이것을 바꿔 말하면 시사에 관해 포스팅하는 수많은 블로거들이 컴퓨터 앞에만 앉아서 컴퓨터로 획득할 수 있는 자료만을 가지고 가공 및 재생산하는 꼴이라는 뜻이 된다. 결국 그렇다면 기사로서의 수준이나 적합성을 떠나 순수블로거들이 다음블로거뉴스를 통해 엄청난 히트를 기록했던 유창선님이나 토씨님 같은 기성언론의 일꾼들과 미디어로서 경쟁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무의미하다(그분들은 블로거라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기성언론에 속했다고 해야 한다). 왜냐하면 기성언론의 일꾼들은 직접 현장을 겪지 않고 기사를 작성하는 경우에도 수많은 기자들이 발로 현장을 뛰면서 튼튼한 뒷받침을 해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설령 어떤 블로거가 취잿거리에 대해 일반 기자보다도 훨씬 깊숙히 관련되어 있어서 보다 생생한 현장을 블로깅으로 알린다고 해도 그가 얼마나 전달능력이 있고 또 꾸준히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한 채 적절한 기사를 작성할 수 있는가는 별개의 문제라고 할 수 있으므로 역시 경쟁은 어렵다.
메타블로그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한 채 노출되는 어떤 포스트들이(특히 정치와 관련해서) 의견제시나 대안에 대한 고찰 또는 댓글이나 트랙백을 통한 토론의 장을 개설하는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 채 감정적 선동에 머무르거나 아니며 말고 식의 말장난에 그치는 것을 가끔 볼 때면 '블로그 저널리즘의 정체는 과연 무엇인가'라는 의문은 더욱 깊어진다.
다시 좋은 블로그 얘기로 돌아와서 위에서 예를 들었듯이 자신이 없는 쪽은 차라리 내팽개치고 어느 하나에 집중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하지만 많은 좋은 블로그들은 둘 이상의 장점을 갖고 있다. 재미도 있고 공감도 가거나 유익한 정보도 얻고 재미도 있거나 하는 식이다.
내 블로그는 아직 어떤 구체적인 타겟이나 방향을 못 잡은 상태다. 재미도 없고 공감도 안 가고 유익한 정보도 별로 없다고 느껴지는 사람이 많아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다. 또 어떤 소재를 두고 뭔가를 쓰려고 할 때 반드시 검색을 먼저 해보는데 정리가 잘 된 좋은 글이 눈에 띌 때는 괜히 남의 밥에 숟가락 하나 더 얹는 그런 글을 피하려는 마음 때문에 지레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밑천이 부족하더라도 다른 곳에는 존재하지 않는 나만의 포스트를 가지고 블로그를 꾸미기 위함이다. 하지만 읽는이를 전혀 배려하지 않고 있는 부분은 어떻게든 고쳐 보려고 한다,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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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Cimio님의 ' 나도 영어 블로그 하나 운영해 볼까? '를 읽고 쓴 엮인글입니다.
저도 우리나라 블로거들이 전세계의 블로고스피어를 무대로 삼아 활약하는 모습을 꿈꾸는 사람 중의 한 명입니다만 그걸 굳이 영문 블로그를 통해 이뤄야 할까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회의적인 시각을 버릴 수가 없습니다. 머지않아 중국어로 된 중화권 블로고스피어도 영어권을 맹추격하는 규모로 성장할 것인데 그럼 그때는 또 중국어로 블로깅을 해야 할까요?
아무튼 먼저 영어로 블로깅할 때 우리나라 블로거들이 갖는 한계에 대해서 간단히 살펴 보겠습니다. 우선 무엇보다 영작문 실력에 대해 한마디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교육시간 대비 영어실력에 대해서는 정말 말들이 많지만 글쓰기라는 부분에 한정시켜 생각했을 때 과연 얼마나 많은 블로거들이 영어 블로그를 꾸려나갈 수 있을까요? 게다가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라는 언어의 네 가지 영역 중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쓰기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토종 한국인에게는 영어로 글을 쓴다는 것 자체도 힘든데 유려한 문체나 글의 감칠 맛을 통해서 주목을 받거나 인기를 끌고 싶다는 생각은 일단 언감생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꾸준히 쓰는 힘이 있어야 한다는 점도 두통거리일 테지요.
그렇다면 화젯거리 또는 이슈라는 측면을 공략해야 할 텐데요. 생각나는 대로 마음껏 써내려갈 수 있는 자국어 블로그에서도 화젯거리를 찾기 힘들어하는 현실에 비추어 봤을 때 현재 상태에서는 영어권 독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거나 그들과 공감할 수 있는 이슈의 발굴을 기대한다는 것은 솔직히 무리입니다. 결국 한국인으로서 당연히 정통할 수 밖에 없는 한국적 이슈에만 치중하게 될 텐데 영어권에서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낮은 국가 인지도와 국가 이미지를 떠올린다면 '변방의 북소리'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또 우리나라에서 외국인으로서 인기 블로거에 등극한 사야까님과 같은 접근방식도 단일민족국가임을 은근히 뽐내는 우리나라에서나 가능한 것이지 '인종의 용광로(melting pot)'라고 불리는 미국에서는 전혀 안통할 겁니다. 다만 포브스에서 내놓은 전망처럼 K-pop이 유행하는 등 가요나 영화, 드라마 등을 통해 제2의 한류 열풍이 불어 영어권 블로거들의 한국적인 것에 대한 관심이 적극적으로 바뀐다면 양상이 조금 달라질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럼 이런 비관적인 전망 앞에 무릎을 꿇고 아예 쳐다보지도 말아야 하는 게 정답일까요? 물론 그렇지는 않습니다. 영어 블로그에 대해 아직은 회의적이라는 시각에 변함은 없습니다만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영어실력을 갖췄다는 가정 하에, 첫째 영어로 된 블로그를 다양한 언어로 번역하고 동시에 세계 각지의 관련 소식 등을 포스팅해주는 블로거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하는 민간 연구소나 NGO 등의 단체의 활동에 참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들을 통해 인맥을 쌓고 또 그들의 영향력에 일정 부분 편승함으로써 영어권 블로고스피어에 쉽게 진출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죠. 둘째 영어권 블로거와 영어로 된 팀블로그를 운영하는 것도 매우 좋은 방법입니다. 여러가지 난관이 앞을 가로막을 수도 있지만 일단 가능하다면 비록 성공하든 못하든 좋은 경험이 되리라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셋째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한국적 이슈에 매달리지 말고 영어권의 이슈를 가지고 한국적인 시각으로 바라본 것을 소개한다는 식의 기본 방향을 잡고 쓴다면 먹혀들어갈 소지가 있습니다. 가령 예를 들면 이번 미국 대선의 민주당 예비 경선에 대해 포스팅을 하면서 '한국인들이 오바마 또는 힐러리를 지지하는 이유'라는 제목을 달고 그들이 주장하는 한반도 정책을 보며 느낀 점이나 현실과 동떨어진다고 생각하는 점을 소개한다든지 아니면 '오프라 윈프리가 만약 한국에 와서 쇼를 진행한다면?'라는 식의 제목을 달고 흥미진진한 내용을 채워넣을 수만 있다면 영어권 블로거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을지도 모릅니다.
앞에서 약간 냉소적으로 써놓기는 했지만 거대한 잠재력을 지닌 중화권에 대한 준비도 매우 현실적인 얘기일 수 있습니다. 조금 빗나간 얘기이기는 하지만 만약 그런 상황이 닥치더라도 중화권에서 만큼은 중국어로 블로깅하는 것을 독려하기 보다는 중국인들이 한국어를 배워서 읽을 수 있도록 중국에서 한국어를 알리는 노력에 더 힘을 쏟았으면 하는 게 솔직한 바람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미국의 언어생활에서 스페인어가 차지하는 비중 만큼 중국에서 한국어도 비슷한 위상을 차지할 수 있게 됐으면 하는 게 제 생각이지요. 만약 그런 시도가 부분적으로라도 성공하게 된다면 블로고스피어에서의 위상 뿐만 아니라 국운 자체를 융성하게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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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많은 이들이 블로그에 글을 올릴 때 경어체를 고집하면서 그것이 마치 '매너', 즉 예의 바르고 공손한 자세인 양 남들에게까지 강요하는 모습을 본다. 블로그 뿐만 아니라 게시판에 글을 올릴 때도 마찬가지다. 평어체를 사용하여 게시물을 올리면 게시판에 반말로 글을 올리면 되겠냐면서 꼭 '태클', 즉 딴죽을 거는 사람이 하나씩은 있다.
사실 이것은 문어체와 구어체를 구별하지 못해서 생기는 현상인데 구어에서는 화자와 청자의 위계나 상황에 따라 적절한 경어법을 사용해야 하지만 문어에서는 글의 종류를 막론하고 평어체를 사용함이 일반 원칙이다. (따라서 블로그에서 경어체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예의없고 불손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오해에서 비롯된 그릇된 비난이다.)
그렇다면 글에서 경어체를 사용할 수 있거나 사용해야 하는 경우는 어떤 경우일까? 첫째 시나 수필 등에서 각별한 의미를 전달하거나 특별한 느낌을 주기 위해 사용할 수 있다. 둘째 글을 읽는 이의 범위가 글쓴이보다 손윗사람으로 한정되어 있을 때는 경어체를 사용할 수 있다. 셋째 당연한 얘기지만 손윗사람에게 보내는 서간문에서는 경어체를 사용해야 한다. 넷째 구어체의 글을 인용한 인용문에서도 경어체를 사용할 수 있다.
조금 섣부른 단정일 수도 있으나 온라인 게시물에서 경어체를 써야한다고 철썩같이 믿고 있는 분들은 문어체와 구어체를 구별하는데 서투르기도 할 뿐만 아니라 아마도 실생활에서 책이나 신문기사 등을 읽어 본 경험이 매우 부족하지 않나 싶다. 왜냐하면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문어에서는 평어체가 원칙이기 때문에 오히려 평어체로 쓰지 않은 글을 찾기가 더 힘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어체로 쓴 글을 읽으며 어색하다고 느낀다는 것은 곧 종이 위에 활자화된 글에 대해 익숙하지 않음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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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깅을 왜 하는가?
며칠 전 왕년의 이웃들에게 티스토리 초대장을 발송하면서 '타인과 건강하게 소통하기 위하여' 블로깅을 한다고 적은 적이 있지만 그 이후로 줄곧 그 말이 나 자신의 블로깅 행태와는 뭔가가 안 맞는 것 같아서 개운하지 않고 찝찝한 느낌이 떠나질 않았다. 오늘은 그 찝찝한 느낌을 한 번 풀어보고 싶다.
우선 내가 올리는 포스트는 모두 직접 쓴 것들이지만 읽는 사람을 특별히 배려해 본 적이 없다. 간혹 내 포스트에 대해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진다는 불만스러운 시선을 느낄 때도 있었지만 각자 눈높이와 기준이 다르다고 생각했고 무엇보다도 남들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해 쓴다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렇다면 역시 '건강한 소통'과는 거리가 먼 것일까?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환심을 사고 싶은 생각을 가지지 않았을 뿐이라고도 생각해 보지만 어떤 벽을 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대체 무엇 때문에 '건강한 소통'이라는 생각이 떠올랐을까? 곰곰히 생각해 보건대 그것은 내 내면의 요구에서 비롯된 것이다. 즉 타인과 소통하기 힘들도록 계속 벽을 치고 껍질을 만들어가면서도 한편으로는 소통에 대한 바람이 쉬이 잦아들지 않기 때문에 이런 모순적인 행태가 발생한다는 뜻이다. '건강한 소통'이 무엇인지 정의 내리는 것은 각자의 몫일테지만 반드시 소통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역시 벽을 치고 끊임없이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행태는 모순으로 비춰진다. 벽을 넘어 서로 텔레파시라도 교환되기를 꿈꾸는 것일까?
무엇이 블로깅을 이끌어 가는가?
내가 보기에 블로깅을 꾸준히 하는데 도움이 되는 원동력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위에서 말한 것과는 조금 다른 의미에서의 소통(疏通)이고 또 하나는 놀이적 요소다. 여기서 말하는 소통의 본질은 공감과 유대감인데 엄밀히 말하자면 공감을 통한 카타르시스와 유대감을 통해 느끼는 환희(자신감, 존재감, 삶의 의미, 불안에서 벗어나는 기쁨 등을 모두 포함한다)가 블로깅을 하는데 큰 힘을 준다. 놀이적 요소는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자면 RPG(Role Playing Game)의 구조적 요소라고 해야 하는데 Role Playing 요소 자체는 공감에 속하는 부분이고 여기서는 그 구조적 요소, 즉 RPG를 구성하는 경험치와 레벨 시스템만을 일컫는다. 쉽게 말해 모든 메타블로그 사이트에서 구현하고 있는 '추천 기능'과 '등급 시스템'을 떠올리면 되겠다.
우리나라 인터넷에서는 뭘 하더라도 일단 기본적으로 공감과 RPG 요소가 깔려있지 않으면 손님이 없다는 것은, 의식을 하든 안 하든, 일종의 상식에 속하는 것이지만 놀이와 놀이를 닮은 시스템을 구별해야 한다는 데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RPG적 요소를 도입만 해놓고 관리를 등한시하거나 엉뚱하게 활용하게 되면 사용자들의 저항에 부딪히게 된다(예컨대 다음블로거뉴스?). 현재 고만고만한 메타블로그 사이트들 중에서 선두 자리로 박차고 나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 이 RPG적 요소도 보다 정교하고 공정하게 손봐야 할 것이다.
RPG 요소는 '추천'이나 '등급', '순위'외에도 '방문자수', '페이지뷰', '광고를 통한 수입' 등에서도 엿볼 수 있다. 한눈에 알 수 있겠지만 이런 RPG 요소의 특징은 주관적 지표의 수치화, 계량화이다. '추천'은 '공감'을, '등급/ 순위'는 '실력 또는 노력'을, '방문자수'는 '관심'을 수치화해서 보여준다. 현대인의 조급증,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빨리빨리 증후군'이 이렇게 눈에 빨리 들어오는 성과를 선호하게 만드는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라고 보여지는데 이 RPG적 요소, 놀이적 요소에서 주로 힘과 탄력을 받아 블로깅을 하던 블로거라면 일정한 기간 내에 소통쪽으로 힘의 원천을 옮겨가는 편이 좋을 것이다. 놀이적 요소에서만 재미를 느끼며 블로깅에 힘을 내면 확 타오르기는 하지만 오래가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얘기가 옆길로 조금 새나갔는데 소통과 놀이적 요소 외에도 나르시즘적 도취나 정리하기 좋아하는 개인적 성향 등 블로그를 꾸려나가는 힘에 대해서는 더 다양하고 많은 원천들을 찾을 수 있겠지만 어디에서 힘을 얻어 블로깅을 하든 간에 좋은 블로거가 되기 위해서는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여유를 갖고 블로깅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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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스킨을 만든다는 게 번거롭게 느껴져 네이버 블로그에서 사용하던 스킨을 그대로 사용했다. 스킨의 이미지는 IrfanView를 이용하여 왼쪽 상단부터 오른쪽 하단까지 차례대로 아래 32개의 작품을 이어붙였다.
1. Wheatfields under a Clouded Sky, 1890
2. Cypress against a Starry Sky (aka Road with Cypress), 1890
3. The Starry Night, 1889
4. Starry Night over the Rhone, 1888
5. Sunflowers, 1888
6. Still Life with Sunflowers, 1889
7. Sunflowers, 1888
8. Sunflowers, 1888
9. Chestnut Tree in Bloom, 1887
10. Orchard in Bloom, 1888
11. Orchard in Blossom (aka Plum Trees), 1888
12. Autumn Landscape with Four Trees, 1885
13. Self Portrait with Pallette, 1889
14. Self Portrait with Bandaged Ear and Pipe, 1889
15. Self Portrait, 1889
16. Self Portrait with Felt Hat, 1887-1888
17. Peasant Burning Weeds, 1883
18. A Marsh, 1881
19. Cart with Red and White Ox, 1884
20. Skull with Burning Cigarette, 1885
21. Lane with Poplars, 1885
22. Bulb Fields (aka Flower Beds in Holland), 1883
23. Peasant Girl with Yellow Straw Hat, 1890
24. Two Poplars on a Hill, 1889
25. Snowy Landscape with Arles in the Background, 1888
26. The Sower (aka Sower with Setting Sun), 1888
27. Pine Trees against an Evening Sky (aka Weatherbeaten Pine Trees), 1889
28. Village Street, 1890
29. Self Portrait, 1887
30. Self Portrait, 1887
31. Self Portrait, 1887
32. Self Portrait in a Dark Felt Hat, 1886
*aka = also known as (별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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