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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9. 30. 23:58

작년 겨울 황급히 병원 응급실을 찾았던 적이 있다. 점심을 먹은 직후 갑자기 옆구리를 칼로 쑤시는 듯한 통증을 느끼곤 거의 혼절 직전까지 간 것이다. 난생 처음 겪어 보는 원인 모를 엄청난 고통에 체면을 따질 겨를도 없이 외마디 비명과 함께 땅바닥을 데굴데굴 굴러서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던 굴욕스러운 경험이었다. 고통도 고통이었지만 무엇보다도 원인을 전혀 모른다는 사실에서 느끼는 불안 탓에 더욱 공포스러웠던 기억이 선명하다. 그런데 정작 응급실에 도착하자 호들갑스럽게 몸부림치는 내 반응과는 다르게 별것 아니니 안심하라는 투로 요로결석 같으니 검사 후 진통제를 주겠다는 말이 전부였다. 우여곡절 끝에 가까스로 CT 촬영을 마치고 진통제를 연거푸 맞은 후 잠이 들었다 깨니 고통이 씻은 듯이 사라졌다. 불행 중 다행으로 돌이 매우 작아 그냥 빠져나갔다는 얘기를 들었다. 결석은 주로 식습관 탓에 발생한다고 하는데 나중에 주의해야 할 음식과 당시 내 식습관을 차분히 비교해 보니 결석이 생긴 게 당연하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매년 겨울이면 시금치를 박스로 사다 놓고 소뼈를 우려낸 곰탕과 함께 먹는데 거기에다 우유를 보통 하루에 1리터씩은 마셨고 또 일을 하다 잘 안 풀리면 초콜렛을 입안에 한 개씩 털어 넣었으니 결석이 안 생길 수가 없었던 것이다. 시금치와 초콜릿은 결석을 만드는 주요 성분인 수산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데 너무 자주 많이 먹은 게 화근이었고 곰탕이나 우유를 통한 칼슘 섭취도 적정 수준을 넘은 것이 분명했다.

그런데 요즘 멜라민 파동을 접하며 다시 곰곰히 지난 겨울의 소동을 떠올려 보면 내 몸속에 결석을 만들어낸 진짜 원인은 다른 음식들보다는 초콜릿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시금치, 곰탕, 우유 등은 매년 꾸준히 비슷한 정도로 먹었던 음식들이고 작년 겨울에만 유독 담배를 끊는답시고 초콜렛과 과자 등을 많이 먹었던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얼마전 식약청에서 발표한 멜라민 관련 유통판매금지 식품 목록을 보니 중국산 원유 또는 전지분유를 사용한 가공식품들 중 낯익은 상품명들이 많이 보였다. 중국산 유제품을 사용한 가공식품이라고 해서 전부 멜라민이 검출된 것은 아니고 또 내가 겪었던 요로결석 소동과 분명한 인과관계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멜라민 관련 뉴스를 통해 고통을 못 이기고 자지러지게 우는 중국 아기들의 모습이 비춰질 때마다 당시 결석으로 인해 느꼈던 통증이 왠지 모르게 다시 떠올라 분통이 터지곤 한다. 이번 멜라민 파동으로 인한 중국내 피해자만 무려 5만 여명에 달하고 사망자도 벌써 4명이 나왔다고 하는데 산통에 버금가는 결석의 통증을 느끼며 고통받았을 피해자들, 특히 아무 것도 모른 채 피해를 입은 어린 아이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 아래는 중국산 우유, 분유, 카제인, 유청 등의 성분이 함유된 식품 목록. 이 중 멜라민이 검출된 식품은 다시 빨간색으로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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