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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에 해당되는 글 217건
2017. 7. 14. 13:20

 얼마 전 에어컨을 올 여름들어 처음으로 작동시켜 봤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심한 악취가 풍겨나왔다. 작년 가을 에어컨 가동을 중지하면서 필터를 깨끗이 청소해 놨음에도 불구하고 썩은 걸레 냄새같은 곰팡이 냄새가 거실에 진동하자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같은 제품에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인터넷에 제시된 해결방법으로는 첫 번째 곰팡이 번식의 원인이 되는 맺힌 물방울을 날려보내기 위해 송풍을 한두 시간 정도 틀고 나서 사용하는 법, 두 번째 에어컨을 분해해 청소하는 법, 두 가지가 있었는데 우리집에서는 다행히 첫 번째 방법으로 해결되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두 번째 방법은 비용도 비용이지만 성수기인 탓에 사람을 부르면 언제 올지 모른다는 불안감 탓에 내심 걱정이 되었던 것이다.

 

역시 백색가전은 LG가 최고야, 지금껏 썼던 LG에어컨에서는 이런 일이 발생한 적이 없는데 불과 몇 년 되지도 않은 새 에어컨이 이 모양이라니, 컴퓨터 부품과 휴대폰은 삼성이 낫겠지만...

 

 그런데 저 일이 있고 불과 며칠 후 SBS에서 LG TV의 백라이트 불량에 관한 뉴스가 나온 걸 보게 됐는데 거짓말처럼 그 뉴스가 나온 바로 다음 날, TV 화면에 동그란 점들이 생겼다. 처음에 두 개로 시작됐던 점은 금방 네 개로 불어났고 이틀이 지난 지금은 열 개가 되었다. LG전자 서비스센터로 전화해서 접수를 했더니 9일 후에 기사가 방문한다하여 아직 기다리는 중이지만 며칠 사이에 삼성, LG, 우리나라 대표 전자회사 제품들에게 번갈아 당하게(?) 되니 허탈할 따름이다.

 

 

 

<아래는 LG전자 홈페이지의 백라이트 불량에 관한 공지사항>

 

일부 LCD TV 내 “렌즈분리 증상” 무상서비스 및 수리비 환급 안내

등록일 2017-07-13

고객님께 알려드립니다.

 

LG전자는 LCD TV 일부 제품에서 발생한 ‘확산렌즈 분리 증상’에 대해 구매 시기와 상관없이 무상서비스를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해당 증상은 일부 LCD TV의 백라이트에 부착된 확산렌즈가 접착불량으로 떨어져, 화면의 일부가 밝게 보이는 현상으로,

2014년 1월부터 2015년 9월까지 생산된 일부 제품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이에 LG전자는 구매 시기에 상관없이 해당 증상이 발생한 대상 모델에 대해 무상서비스를 진행키로 했습니다.

서비스에 필요한 부품은 최대한 빠른 시간 내 확보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 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해당 증상으로 이미 유상서비스를 받은 고객에게는 수리금액을 환급키로 했습니다.

환급 절차 및 일정은 관련 전산 시스템 구축이 완료되는 대로 LG전자 서비스 홈페이지(www.lgservice.co.kr)를 통해 추후 공지할 계획입니다. 

 

불편을 겪으신 고객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 드리며, 이번 건을 계기로 품질을 더욱 개선시켜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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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6. 28. 11:53

요번 달엔 이것저것 마구 클릭하다 보니 웬일로 모레까지 쓸 수 있는 G마켓 할인쿠폰이 7장이나 있네?

 

 

 

'마침 집에 참치캔이 떨어져으니 참치캔부터 주문하고 휴가 때 쓸 낚시의자세트도 한 개 살까?'

 

조금이라도 싸게 사려는 욕심 탓에 무언가에 홀린 듯 또 클릭질에 빠져들었다. 그런데 막상 구매하기를 누르면 쿠폰 적용되는 것이 단 한 개도 없다. 불현듯 지금껏 G마켓 쿠폰을 사용해 본 적이 거의 없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저 사진에 보이는 적용조건을 한 번 눌러볼까? 대체 무슨 조건이길래?'

 

클릭해 보니 그냥 사용할 수 있는 카테고리와 사용할 수 없는 카테고리가 쭉 나열되어 있을 뿐이다. 쿠폰 적용가능한 상품들을 한 번 찾아서 가격순으로 정렬해 봤다. VIP 10% 할인 받을 수 있는 상품 중 가장 싼 제품은 인터넷 최저가보다 최소 20% 이상이 비싸다.

 

'이게 뭐야!?'

 

전부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한마디로 G마켓 쿠폰은 대부분 쓸모가 없는 게 분명하다. 최근 뉴스에서 나온 마트의 눈속임행사(표시가격을 두 배로 올려놓고 반값 할인행사하는 것)와 큰 차이가 없는 것이다.

 

솔직히 우리나라는 경제주체들 간에 서로 믿음이 없고 믿어서도 안 되는 나라다. 대기업부터 동네 상점까지 선뜻 믿고 거래할라치면 곧바로 호갱님 되는 우리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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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점심 때 일이다. 전 직원 숫자대로 약간 비싸고 분위기 좋은 일식집을 예약했다. 방을 두 개 잡고 남자 직원들 따로 여자 직원들 따로 밥을 먹었는데 뜸이 제대로 들지 않아 설익은 선밥이 나왔다. 한참을 기다린 보람도 없이 실망스러운 식사가 준비되자 여기저기 볼멘 소리들이 방안 가득 울려퍼졌다. 불려온 매니저는 연신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생쌀이나 다름없는 밥을 직접 봤으니 본인도 할 말이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남자 직원들 방에서만 벌어진 일이고...

 

우여곡절 끝에 식사가 끝난 후 방을 따로 잡았던 여자 직원들에게 밥이 어땠냐고 물어봤는데 다들 맛있게 잘 먹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아니, 여자 직원들 방에도 같은 밥이 들어갔는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 남자 직원들 방에서 벌어진 일을 얘기했더니 그제서야 좀 덜 익은 것 같긴 같더란다. 그러고 보니 지난 번에 맛있는 밥집인데 저렴하고 약간 후줄근한 분위기의 식당으로 가자니까 여직원들은 다른 곳으로 따로 가겠다며 반대했던 기억이...

 

혹시 우리 여직원들은 음식을 맛이나 질보다도 지나치게 가격이나 분위기에 취해 먹는 것은 아닌가? 너무 비약해서 단정짓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그런 행동들은 매우 실망스럽다. 솔직히 비위가 상할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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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거짓말장이한테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는 훈계를 들을 때 솔직히 짜증난다. 더구나 나는 거짓말을 하지도 않은 상황일 때는 더욱!

 

절대 다른 사람들의 세계를 인정하지 않는 이들이 마치 그들을 가장 잘 이해하는 양 떠들 때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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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2. 5. 23:39

인터넷과 매스미디어에 의해 축적된 상징적 조작들은 효율성이란 미명 아래 주체할 수 없이 높은 자유도에 부담을 느끼는 개인을 점점 단세포화시킨다. 그리고 그 단세포들을 집합적으로 일컬어 대중이라고 부른다. 국민은 국가를 중심으로 한 이데올로기를 좇고, 시민은 시민사회 공동체의 덕목을 기준으로 삼지만, 대중은 오로지 자극에 민감하고 선동과 시류에 휩쓸려 다니는 단세포들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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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 28. 17:08

요새 나는 매일 버스를 타고 출근한다. 출퇴근 시간엔 승용차를 타는 것보다 버스나 지하철이 훨씬 빠르기도 하고 퇴근 이후에 술 한 잔 할 때도 차를 안 가져오면 부담이 없기도 한 탓이다. 게다가 버스 시간을 안내해주는 스마트폰 어플을 이용해 정확한 시간에 맞춰 집에서 출발하면 정류장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기다릴 필요도 없으니 참 편리하다.

 

오늘 아침엔 늦어서 어플 확인이고 뭐고 잰 걸음으로 나왔다가 휴대전화를 들여다 보니 시간이 어중간했다. 버스 시간에 맞추려고 바삐 걷다가 다시 한 번 확인해보니 뛰어가지 않는 이상 최소 30초는 늦을 타이밍이었다. 그래서 난 그냥 7분 뒤에 올 다음 차를 타야겠다 생각하고 평소 걸음으로 정류소로 향했다. 그런데 웬걸 이미 떠났을 줄 알았던 버스가 정류소에 있는 게 아닌가. 바로 앞 횡단보도의 파란불에 걸려서 정차하고 있던 것이다. 잽싸게 횡단보도를 건너 문 앞에 서자 기사님이 친절한 미소로 문을 열어주셨다.

 

버스에 오르며 떠오른 생각, '다음부터는 조금 늦더라도 너무 일찍 포기하지말자.' 어찌됐건 지각은 피할 수 없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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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 12. 13:19

저는 뻥쟁이입니다. 반성합니다. 저는 교묘하게 뻥을 칩니다. 개별 사건은 모두 참이지만 그 사건들의 시간 배열을 다르게 해 전체적으로는 거짓이 되게 하거나 참인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을 새롭게 제시해 청자로 하여금 스스로 엉뚱하게 해석하도록 유도하는 수법을 씁니다. 중요한 부분에 살짝 덧칠을 해 사건의 성격을 크게 바꾸어 버리는 그런 비열한 수법도 종종 쓰지요. 많은 경우 청자에게 판단을 맡기되 거짓으로 판단하기 힘들게끔 함정을 팝니다.

 

제가 가장 반성하는 뻥은 제가 즐기기 위해 치는 뻥입니다. 체면을 살리기 위함이라거나 허세를 부리기 위해 치는 뻥은 혐오스럽습니다. 물론 저는 제가 저지른 모든 뻥에 대해서 반성하지만 그래도 모두에게 이익이 되거나 교육을 위해 할 수 없이 쳤던 뻥은 앞으로도 어쩔 수 없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생존과 직결된 문제 앞에서 오직 뻥만이 답이라고 할 때 뻥을 안 칠 수 있을 지도 의문입니다.

 

뻥도 습관입니다. 매사 뻥속으로 손쉽게 도피하다보면 일종의 타성이 생깁니다. 고로 오늘부터는 뻥을 안 치겠습니다. 줄이겠습니다. 술 핑계도 대지 않겠습니다. 항상 근본을 생각하겠습니다. 진실의 힘을 믿겠습니다. 희망을 버리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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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글보글 끓는 뚝배기 한가운데 살짝 입을 벌리고 있는 큼지막한 동태 대가리를 보고 입맛을 다시면서 '주방장 아저씨가 뭘 좀 아는 분이군.'이라고 혼자 속으로 되뇌일 때 문득 스치는 생각.

 

'어느새 나도 이렇게 나이가 들었구나.'

 

무심하게 흘러버린 시간에 대한 아쉬움과 엉뚱한 것들만 성장해버렸다는 묘한 자괴감이 나이든 소년의 가슴을 짓누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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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 7. 10:04
돈이 최고라는 말의 이면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을 수 있다. 먼저 내 것을 챙기는 게 가장 우선인데 그러기 위한 최선의 수단이 돈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을 때가 있는 반면 뭔가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그걸 이루기 위한 가장 좋은 수단이 돈을 모으는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가능한 때도 있다. 이 둘은 모두 돈을 욕망의 실현을 위한 수단으로 본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 욕망의 뿌리는 서로 미묘하게 다르다. 전자의 욕망은 소유에 대한 욕망으로 불안에 그 근원을 두고 안정을 추구하는 욕망이고 후자의 욕망은 자아실현에 대한 욕망으로 갈증에 그 근원을 두고 도전과 모험을 마다않는 욕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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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2. 15. 23:26

요새 김치가 엄청 맛있다. 청담동 엘리스도 정말 재밌고. 김시후 연기가 너무 웃겨, 크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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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1. 18. 11:13
Love is saying, "You make me want to be a better man."

 

 -from 'As good as it gets'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세 번째 본다. 앞으로 서너 번은 더 보겠지.

 

as good as it gets.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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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0. 28. 18:23

다른 건 제쳐놓고, 언제든지 전문가들한테 자문을 구할 수 있다는 게 참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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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0. 7. 19:09

주제와 소재, 헷갈리는 용법

 

간단히 얘기해서 '남녀간의 사랑'을 그린 어떤 작품이 있다. 여기서 '남녀간의 사랑'은 소재일뿐, 그 소재를 통해 표현되는 작가의 어떤 '관', '신념', '의식' 등이 주제다. 우리말을 영어로 옮길 때도 이런 의미의 '주제'는 반드시 'theme'으로 옮겨야지 'subject'로 옮겨서는 안된다. 'subject'라는 단어의 사전적 풀이 중의 하나가 비록 '주제'라고 되어있지만 실제로는 대상 또는 소재의 뜻이기 때문이다.

 

스토리와 플롯, 내러티브, 헷갈리는 용법

 

스토리는 독자 또는 관객의 입장에서 읽히는 줄거리인 반면 내러티브는 작품속에 투영된 작가의 목소리이다. 따라서 똑같은 글을 읽고 똑같은 영화를 보더라도 독자나 관객에 따라 줄거리는 제각각이거나 찍히는 방점에 따라 조금씩 다른 스토리가 되지만 내러티브는 작가의 주제의식에 따라 오직 하나만 존재할 뿐이다. 플롯은 내러티브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뼈대, 즉 사건의 짜임새있는 구성을 말한다.

 

스토리텔링

 

스토리텔링은 내러티브를 빼거나 아주 약하게 하여 독자나 관객의 자유해석과 몰입을 극대화시키는 기법이다. 스토리텔링은 독자가 스스로를 주인공처럼 느낄 수 있도록 일종의 '탈바가지 효과'를 노릴 때 효과적이며 작가의 주제의식이 선명하지 못한 만큼 보다 대중영합적이며 상업적이 될 확률이 높다. 대부분의 TV 연속극이 스토리텔링을 사용한다면 과거 KBS의 'TV 문학관'이나 MBC의 '베스트극장' 등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장사꾼, 도인, 정치가, 호색한, 술주정꾼

 

장사꾼은 이(利)가 우선인 사람, 도인은 도(道)가 우선인 사람, 정치가는 권력(權力)이 우선인 사람, 호색한은 색(色)이 우선인 남자, 술주정꾼은 술(酒)이 우선인 사람?

 

 

 

<천국은 없다>를 샀는데 집에 두고 왔다. '천국은 없다'만 다시 한 번 읽었을 뿐, 나머지는 보지도 못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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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듬직하다'는 말이 '믿음직하다'는 말에서 비롯된 걸까? 나는 평소 관계중시형 인간이라는 얘기를 많이 듣는 편인데 요즘 들어 부쩍 사람 사이에 가장 중요한 덕목은 믿음이라는 생각이 든다. 왜 그렇냐하면 사람 믿기가 그만큼 힘들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연민을 느끼고 애정을 쏟기보다 힘든 게 바로 사람을 온전하게 믿는 것이다. 더구나 온전한 믿음이라는 것은 일방적으로 성립하기 어렵다. 누군가를 믿는다는 말은 그에게 일정한 책임을 지운다는 뜻이므로 그 사람이 자신에 대한 믿음을 마음으로 받아들이려면 그런 책임에 대해서도 공감을 해야한다.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의 일을 마치 자신의 일처럼 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공감 -> 헌신 -> 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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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6. 22. 10:13

석가, 예수, 공자, 마호멧 - 이 네 분은 직접 글을 쓰거나 책을 펴낸 일이 없고 대신 수많은 제자와 후대들이 구술되거나 구전된 사상을 정리하여 하나의 종교를 이뤄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만약 손수 쓴 저작이 있었다면 저 네 분 중 어떤 분의 가르침도 종교의 경지에 오를 수는 없었을 것이다. 종교적 완결성이란 이렇듯 실체가 분명하지 않은 가르침에 무수히 많은 후대들이 끊임없이 가필하고 수정하고 재해석하여 얻어지는 것이다. 그래야 교리에서 어떤 오류가 발견됐을 때 종교적 권위를 훼손시킴 없이 제자나 후대들이 잘못 옮기거나 그릇되게 해석하였다고 떠넘길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문명의 발전에 따라 종교의 논리적 토대가 완전히 붕괴되어버린 현대사회에서 종교는 그저 '사상적 진보가 역사적으로 응축된 인류의 문화유산이자 한 시기의 역할을 마감해가는 신화적 상징체계'일 뿐 더 이상 교리가 일종의 학문처럼 인정받던 시절로 되돌아갈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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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5. 27. 18:14

"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2760 "

 

재미있네.

 

"김정은, 김정일 개새끼" 못하면 종북세력이고,

"이명박, 이상득 쥐새끼" 못하면 수구꼴통세력이고,

 

"박정희 개새끼, 박근혜 도둑년" 못하면 유신정권잔당이나 군사쿠데타 지지세력이고

"김대중 개새끼" 못하면 전라도 사람이고,

"노무현 개새끼" 못하면 노빠고,

"일본놈 쪽바리" 못하면 원숭이고,

"중국놈 짱깨" 못하면 조선족이고,

 

자알~~한다. 대단한 국격의 국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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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5. 21. 02:27

오늘 땅콩을 심었다. 난생 처음 해보는 일이다. 이걸 농사라고 부른다면 농부들에게 미안한 일이겠지만 어쨌든 농사는 농사다. 자투리 땅에 뭘 심어볼까 고민하다가 이르게 된 결론이 땅콩인데 솔직히 시간이 별로 없는 탓에 인터넷에서 재배법을 대충 뒤져보고 종묘가게에 전화를 했더니 마침 땅콩 모종이 있길래 후딱 산 것이다. 종자로 파종한다면 이미 시기가 늦었지만 모종을 사서 심었으니 적당한 시기에 심은 듯 싶다. 모종 심는 법도, 비료 주는 법도 모르지만 호미로 땅을 갈아엎고 잡초를 모두 제거한 뒤에 석회비료와 함께 단단히 옮겨 심은 뒤 물을 주었다. 그냥저냥 옆에 보이는 남의 콩밭과 밭모양새를 비슷하게 만들고 난 후에는 조금 안심이 됐다. 물론 콩과 땅콩은 다르겠지만. 모종은 80개를 샀는데 7개가 말라죽거나 싹이 안 난 상태였으니 난 73포기의 땅콩 모종을 심은 것이다. 뿌리가 썩어 죽든 말라 죽든 이젠 하늘의 뜻이라고만 생각하고 특별한 가뭄이 아닌 한 한 달에 한 번씩 김매기만 할 생각이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전문적인 재배법은 도저히 따라할 자신과 시간이 없어서 포기했다.

 

이놈의 땅콩을 심는다고 오늘 점심 때 이후 저녁 때까지 무려 7시간을 밭에 매달려 있었다. 잡초와 돌멩이가 무성한 땅이라 호미만으로 땅을 파헤쳐 두둑이며 이랑을 만드는 것도 너무 힘들었다. 난 오늘 심은 것의 반만이라도 살아남아 수확을 할 수 있다면 대성공이라고 생각하지만 내가 땅콩 심었다는 얘기를 들은 사람들은 대부분 "오는 10월이면 땅콩 먹을 수 있겠네?"라는 식의 반응이다. 오늘은 7시간을 투자했지만 다음부터는 한 달에 한 번씩 일요일날 두어 시간쯤 들여 김매기만 할 생각이다. 그럼 인터넷 검색시간 20분 + 모종 사러간 시간 40분 + 오늘 작업 7시간 + 매달 김매기 2시간 x 4 = 총 16 시간 노력만으로 땅콩 수확을 하겠다는 터무니없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돈은 모종 1개당 200원씩 14,000원 + 비료 6,000원 + 농부모자 3,000원 + 호미 2,000원 + 물뿌리개 4,000원 = 총 29,000 이니 기름값하면 30,000원 정도 투입되었다. 만약 10월의 수확이 땅콩 30,000원 어치를 산 것보다 많다면 그야말로 대성공을 뛰어넘는 엄청난 성공일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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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4. 15. 21:17

아...요새 왜 자꾸 어르신들이 돌아가시나...상갓집 찾아다니기도 힘드네.

 

일 때문에 일주일 일정으로 미국 고고씽...근데 왜 다들 동부에 있는겨...픽업하러 나올 사람 있으려나.

 

밤을 꼬박 샜더니 졸음이 미친 개떼처럼 몰려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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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4. 9. 17:39

생일이라 편지함에 여러 통의 축하 메일이 와 있었다. 생일을 입력해 놓은 각종 사이트에서 자동 메일을 보내온 것이다. 컴퓨터들아, 서버들아 눈물나게 고맙구나...젠장.


평소에도 잘 웃는 편이긴 하지만 어젠 뭐가 그리 재밌었는지 열두 시간 넘게 이어진 술자리에서 배꼽을 못 찾을 정도로 웃어댔다. 웃는 것만으로 끝났으면 좋았으련만 기분이 업된 상태에서 말을 너무 많이 했던 게 후회스럽다.


정당투표를 어디로 할 것인지 아직 결정 못했다. 내가 사는 곳은 처음부터 판세가 너무 기울어져 있어 후보들끼리의 경합은 그리 치열하지 않고 전체적인 분위기도 차분하다. 다만 정당투표를 민주통합당으로 할 것인가 통합진보당으로 할 것인가만 고민 중.


이번 주는 두 번 정도 술자리가 있을 듯 싶은데 삼 일 전부터 쉬지 않고 지나치게 달린 탓에 오늘 많이 힘들었다. 금요일 장이모 감독과 너무 늦은 시각에 만났던 게 문제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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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일 년 간은 술먹고 떠들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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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4. 3. 02:58

화가인 친구와 함께 술을 거나하게 마시고 같이 화실로 간 적이 있다. 내게 자기 화실도 구경시켜줄 겸 그림을 하나 주고 싶다는 것이다. 10호 짜리든 100호 짜리든 아무 거나 마음에 드는 걸 골라 가져가라고 했다. 그런데 나는  내 마음에 드는 게 하나도 없고 네 그림에선 그 어떤 감흥도 느낄 수 없다고 얘기했다. 술에 취해 눈이 삐었는지는 몰라도 진심이었다. 그 날 이후 난 절교를 당했다.

오후에 선배로부터 전화가 왔다. 비가 오니 술 생각이 나 내게 전화를 한 것이다. 1차가 끝나고 2차로 자리를 옮겨 취기가 오르자 난 선배에게 평소에 마음속에 두고 있던 말을 했다, 당신은 우울증 환자라고. 그것도 둘 만의 자리가 아니라 다른 사람도 있던 자리에서 서슴없이 툭 까놓고 뇌까렸다. 옆자리에서 듣고 있던 다른 이는 나보고 멋있다며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택시를 타고 집에 돌아와 전화기에 선배로부터 걸려온 부재중 전화가 여러 통 있길래 전화했더니 자긴 우울증 환자가 아니라며 잘 살라고 한다. 또 절교를 당할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 와중에 지방에서 의사 노릇을 하고 있는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이놈은 자기가 응급실 당직 서는 날이거나 술에 취하면 오밤중이나 새벽에도 마구잡이로 전화를 하는 놈이다. 주로 정치판 얘기를 하는 걸 좋아하는데 오늘도 시종일관 이명박 씹는 얘기로 끝낼 기세길래 한마디 툭 던졌다. "그래, 그래 좋다. 그럼 넌 다음 대선 때 누가 대통령 됐으면 좋겠니?" 그랬더니 손학규란다. 그래서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보기를 줄테니 그 중에서 골라봐라.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김두관" "어, 그럼 난 문재인" "어 그래, 그런데 왜 문재인이냐"라고 되물었더니 "아니 그냥 김두관 할래"라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대답했다. "넌 그냥 시골에서 의사나 계속 해라. 이 새끼야 넌 그딴 식으로 아무 고민도 없이 사는 주제에 뭔 정치에 관심이냐?" 하도 정치에 관심이 많은 놈이길래 이번에 비례대표 후보로 신청해 보라는 권유까지 했는데 아무래도 내가 잘못 생각한 것 같다. 전화로 한참 설교를 하다가 끊고 난 후 생각했다. 난 절교를 부르는 인간인가? 매를 부르는 인간이라는 얘기는 몇 번 들었지만 절교를 부르는 인간이라니...이건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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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4. 2. 04:34

우연히 관동대 토목공학과 박창근 교수님과 저녁을 같이했다. 박창근 교수님은 4대강 사업과 한반도 대운하 사업의 문제에 대해 토목 전문가로써 초지일관 문제제기를 하셨던 분이다. 어제 처음 만났지만 평소 TV 뉴스를 통해 낯이 많이 익었던 터라 편한 마음으로 말씀을 들을 수 있었다. 뉴스나 신문지상에서 들을 수 없던 뒷얘기를 살짝 해주셨는데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토건 세력의 부패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기에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술이 한 잔 들어간 상태에서 말씀하시기를 자기에게 칼자루만 쥐어 주면 부패한 토목 관련 공무원들과 시대착오적인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토건 세력을 대상으로 칼춤을 추겠노라 하시더라. 거기에 보태 4대강 사업에 강하게 반대하는 교수님을 해꼬지 하기 위해 국정원에서 먼지를 탈탈 털 수 있을 정도로 뒷조사를 했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했다. 본인은 웃으며 말씀하셨지만 만약 사실이라면 듣는 입장에서는 정말 어처구니없는 얘기가 아닐 수 없다. 강바닥에 수십 조원을 꼴아박고도 오히려 재앙의 씨앗만 뿌린 이명박과 이상득 이 정신나간 두 형제가 나라를 망쳐도 단단히 망쳐놓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한 셈이다. 이 미친 두 놈들에게 우리같은 보통 사람의 힘을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 뭘까.

관념을 구체화시키는 힘이 부족한 내게 도우미를 자처하는 사람이 나타났다. 내게는 그가 도우미지만 그에게는 내가 도우미일 수도 있다. 그와의 술자리에서 밤새도록 무용담을 들으며 울고 웃었다. 모두 뉴스에서는 들을 수 없던 숨겨진 비화나 뒷얘기들이었다.

어쩌면 나는 그냥 촌놈들을 보면 마음이 편한 것일 수도 있다. 나도 원래는 촌놈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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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후끈후끈하네...오랜만에 술 먹다가 토했다. 평소 주량의 반의 반도 못 미치는 양을 마셨지만 공복에 급하게 먹은 게 화근이었나 보다. 홍대입구역에 있는 월향이라는 유기농(?) 막걸리집에서 오징어 순대에 청주와 막걸리를 마셨는데 역시 나는 소주 체질인가. 한참을 게워내고 나서야 술이 좀 깼다. 첨부터 술자리에 있던 선배들보다 훨씬 늦은 시각에 합류한 터라 분위기를 맞추려고 급히 과하게 마셨던 게 화를 불렀던 셈이다. 그래도 이야기만큼은 오랜만에 웃다가 눈물이 날 정도로 신나게 했다. 다들 마음씨가 넉넉한 선배님들이라 다행이다.

'호문자유 자용자소', 춘추에 나오는 말이란다. '好問者裕 自用者小', 직접 써준 분의 설명을 듣고서야 무슨 뜻인지 이해했다. 적절한 얘기였다고 생각한다.

택시를 타고 집에 왔는데 40대 초반이라는 택시 기사님에게 엊그제 쓴 X 세대 이야기를 하니 적극적으로 공감을 한다. 아는 주변 사람은 모두 내가 비슷한 얘기를 꺼냈을 때 공감을 해줬지만 생전 처음 만난 낯선 사람이 공감해주니 더욱 자신감이 생긴다. 물론 그저 취객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맞장구를 쳐준 것일 수도 있지만 자기가 오히려 열변을 토하는 모양이 꼭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사실 택시를 타고 귀가할 때가 많은데 택시 기사님과 얘기가 잘 통하는 경우가 잦아 집 앞에서 택시를 세워놓고 한참을 떠드는 경우가 흔하다. 영업 끝나고 술 한 잔 하자는 분들도 가끔 있을 정도다.

선배 중 한 사람이 내가 쓴 X 세대 이야기를 포워딩하고 싶다고 했다. 검증을 받아보자는 뜻이다. 나는 당치 않은 일이라고 손사래를 쳤지만 그래도 잘난 선배들 중 누군가는 행간을 읽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 특히 며칠 전 같이 술을 먹었던 이모 교수처럼 꼼꼼한 분이라면 좋은 말씀을 해줄 수 있을 것이다.

요즘은 글을 쓸 때마다 점점 한계를 느낀다. 10장은 족히 써야 읽을 만한 얘기를 한 장 정도로 압축해 쓰다 보니 애매모호하고 난삽한 글이 되는 것이다. 사례도 들면서 설명을 훨씬 길고 자세하게 덧붙이면 좋은 글이 될 텐데 길게 쓰자니 피곤하기도 하고 그냥 그런 건 읽는 사람들이 알아서 읽어주길 바라는 마음이 드는 것이다. 제임스 프레이저나 죠셉 캠벨, 시오노 나나미 같이 신화와 역사를 공부한 사람들의 책을 보면 얼마나 재미있고 폐부를 찌르는 사례들이 많은가. 내가 좋아하는 토씨님처럼 간단명료하게 글을 쓰는 것도 많이 생각해봤지만 잘 되지도 않을 뿐더러 내겐 역시 생각할 꺼리가 없는 글은 재미가 없다는 게 맞는 것 같다. 적절한 비유 같지는 않지만 박진영의 공기밥과 비슷한 게 아닌가 싶다. 뭔가 읽는 이를 위한 자리가 비어있지 않으면 성이 안 찬다고나 할까.

헤헤...제대로 글을 쓰려면 나는 미치거나 폭삭 늙어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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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엔 웬일로 동생이 꿈에 나왔는데 나랑 둘은 20m 높이 쯤 되는 낭떠러지에 난 길을 위태롭게 걷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동생이 발을 헛디뎌 아래로 떨어졌다. 소리 지를 새도 없이 추락한 터라 놀라 아래를 내려다 보니 동생은 멀쩡했다. 바닥은 아주 찰진 진흙밭이었다. 난 동생에게 괜찮냐는 말 한마디도 하지 않고 계속 아래를 주시하며 길을 가다 결국 나도 절벽 아래로 떨어졌다. 찰나의 순간임에도 마치 슬로모션 픽처처럼 천천히 떨어졌다. 보이지 않는 기둥을 붙잡고 미끄러져 내려가는 느낌이었다. 땅에 발을 딛자 발이 쑥 들어갔다. 마치 내 발을 꼭 붙잡고 놓지 않으려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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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YTN에서 이영호 전 청와대비서관이 민간인 불법사찰 관련 기자회견을 하더라.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면서 준비한 서면을 읽어내려가는데 '방귀 뀐 놈이 성낸다'는 속담이 어찌 저리도 딱 들어 맞는지. 이상돈 새누리당 비대위원이 불법사찰 사건에 대해 청와대에 입장 표명을 하라고 요구했던 건 정권 차원에서 엄중히 국민 앞에 사과하라는 뜻이었을텐데 기껏 하수인 한 명을 내세운 기자회견에서는 적반하장이라는 말도 어울리지 않을 만큼 사과는 커녕 아무 관련도 없는 노무현, 김대중, 한명숙을 들먹이며 자기가 몸통이라는 둥 국민과 국익을 위해 어쩔 수 없었다는 둥 개소리를 지껄이더라. 이명박, 이상득이나 그 졸개나 정말 똑같은 놈들이다. 후안무치한 철면피들. 공직'윤리'지원관실? 푸하하하...진짜 인간이 아닌 악마, 인두겁을 쓴 짐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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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3. 19. 06:30
우리 의식이라고 하는 것은 말이지요. 사고를 하기는 하되 가게를 운영하는 것처럼 사고를 해요. 하지만 의식은 우리 인간 존재의 부수적인 기관일 뿐이에요. 그러므로 이 의식이 우리의 존재를 통제하게 하면 안 됩니다. 의식은 기가 한풀 꺾인 상태에서 우리 인간성을 섬겨야 하는 존재이지, 우리의 주인 노릇을 해도 좋은 존재는 아닌 것이지요. 의식이 통제하게 될 때 <스타워즈>의 다스 베이더 같은 인간이 생깁니다. 이런 인간은 의식적이고 의도적인 것만 편들지요.

- 죠셉 캠벨, '신화의 힘(조셉 캠벨 - 빌 모이어스 대담)(이끌리오 출판사)'

가게를 운영하는 것처럼 하는 사고는 목적론으로는 생존지향적이며 방법론으로는 합리적인 사고를 뜻한다. 의식이라는 기관을 움직이는 동력은 무의식에 그 근원을 두고 있으며 그것은 바로 생명의 힘, 자연의 힘이다.

생명력이 약해져 의기소침한 상태가 될 때의 원인으로는 무의식 안에 갇힌 생명의 근원 자체가 위축되는 경우와 의식이 지나치게 비대해지는 등의 이유로 무의식으로부터 의식을 향해 흐르는 생명력의 통로가 좁아지는 두 가지 경우가 있다.

==========

자크 라캉은 무의식이 언어처럼 은유와 환유의 체계로 구조화해 있다고 본다. 이 무의식은 한 개체 안에서 그를 이끄는 타자(他者 I'Autre)이다. 이 타자는 자아에 앞서서 얘기하며 자아의 욕망을 통제한다. 개인들은 자신이 행위하고 말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이 구조가 말하게 하고, 행위하게 하고 욕망을 갖게 하는 것이다.

==========

친애하는 철학자들이여, 이제부터 '순수하고 무의지하고 무고통적이고 비시간적인 인식의 주관'을 설정한 위험천만하고 낡은 개념적 허구에 대해서 경계하여야 하리라. 또한 '순수이성'이나 '절대정신', 그리고 '인식 자체'와 같은 모순적인 개념들의 올가미를 경계해야 할 것이다. 그런 개념들은 항상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하나의 눈을, 어느 특정한 방향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하나의 눈을 지녀야만 한다고 요구하는데, 이러한 눈에서 본다면, 본다는 것이 또한 어떤 무엇을 본다는 것이 되는 능동적이고 해석력있는 힘은 저지되어야만 하고, 결여되어 있어야만 한다. 따라서 여기에서 눈이 요구하는 바는 언제나 불합리와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오직 관점주의적으로 보는 것만이, 오직 관점주의적인 '인식'만이 존재한다. 우리가 어떤 사태에 대해 좀더 많은 정서로 하여금 말하게 할수록, 우리가 그와 같은 사태에 대해 좀더 많은 눈이나 다양한 눈을 맞추면 맞출수록, 이러한 사태에 대한 우리의 '개념'이나 '객관성'은 더욱 완벽해질 것이다. 그러나 의지를 모두 제거하고, 정서를 남김없이 떼어낸다는 것은, 설령 우리가 그것을 할 수 있다고 가정해도, 그것은 지성을 거세하는 것 말고 또 무엇을 의미할 수 있겠는가?

- 니체, '도덕의 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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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사람들은 성대의 가벼운 떨림만으로도 바로 부숴지고 공기와의 순간적 접촉만으로도 곧장 변질되어버리는 여리디 여린 날것을 가지고 있다. 그 날것을 보장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각각 다른데 어떤 이는 망각의 늪에 빠트려 놓고 애써 외면하고, 어떤 이는 행여나 누가 훔쳐볼까 이중 삼중의 자물쇠를 채운 금고에 고이 모셔두고, 어떤 이는 껍질을 씌우고 그 겉을 온갖 치장과 조명으로 장식하여 위장하고, 또 어떤 이는 가슴에 묻어둔 채 자기만의 씨앗을 심어 뭔가를 만들어 낸다. 이 날것은 오직 몸속에서만 그 온전함을 유지한다. 그래서 언어로 표현된 날것은 파편적이고 몸짓으로 구체화된 날것은 두루뭉술하다. 날것들끼리는 태고적 신비함으로 서로 공명한다. 같은 주파수로 상동하는 이를 만나면 그보다 더 평안할 수가 없고 각기 다르게 미동하지만 아름다운 화음으로 서로 호응하는 이를 만나면 그보다 더 즐거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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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신인 x는 유부녀 y와 불륜관계이다. 어느날 x는 y가 자신의 집에 놓고 간 휴대전화를 살펴보게 된다. 액정에 남겨진 y의 손가락 자국을 따라 잠금을 열고 이것저것 뒤지다가 기괴한 동영상을 발견한다. 그것은 y의 남편인 z의 끔찍한 변태행위가 담긴 일종의 스너프 필름이었다. 정형외과 의사인 z는 노숙자나 행려병자처럼 연고가 없는 환자들을 자신만의 은밀한 아지트로 옮겨 감금해 두고 죽을 때까지 온갖 가학행위를 가하면서도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싸이코패스. 동영상 안에는 남녀노소를 막론한 수십 명의 피해자가 z의 노리개가 되어 처절히 죽어가는 장면들이 담겨져 있고 x는 그 잔혹함에 몸서리친다. z는 철저한 이중생활을 통해 tv에까지 출연하는 등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인물이었으나 그 실체는 흑막에 가려져 있던 것이다. 잠시 충격에 휩싸였던 x는 이내 정신을 차리고 고민하기 시작한다. 왜 이 동영상을 담은 휴대폰을 y는 놓고 간 것일까? 실수로 흘린 것일까 아니면 어떤 메세지를 전달하기 위해 고의로? 침착하게 하나하나 따지면서 다시 휴대폰을 살피던 x는 또다른 동영상 하나를 발견한다. 그 동영상에는 비밀 아지트에서 y가 찍은 z와 y의 순수한 연인의 모습들이 담겨져 있었다. 대체 z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불륜이 드러날 위험 탓에 신고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y마저 연락이 두절된다. 괴물이 되어가는 과거 z의 행적을 본의아니게 뒤쫓게 된 x...과연 어떤 사건이 그를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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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2. 9. 16:16
Love is like burning fire that uses yourself as fuel. If you dont burn yourself, it is not love. This is why love hurts. You can call love as sacrifice when devoted but also as self–destruction when frustrated. Love is beautiful and its beauty is ephemeral. But it is not gone like it has never existed. It leaves us warmth to remind us of smiling mem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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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 7. 18:43
아이들이 '이유없이' 반항할 때는 두 가지를 생각한다. 첫째는 '애정과 관심'이고 둘째는 '모순과 부조리'다. 애정과 관심을 요구하는 것은 자신이 속한 집단에 보다 강하게 결속되고자 하는 노력이자 유아적 행태인 반면 현실의 모순과 부조리를 접했을 때 이를 에둘러 묻는 행동은 사회적 확장의 시작이며 어른이 되는 과정이다.

반항하는 아이들에게는 지속적인 애정과 관심을 통해 '믿음' - 혼자가 아니며 든든한 뒷받침을 받고 있다는 믿음 - 을 주면서 여러가지 모순과 부조리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 지에 대한 '대화' - 인생과 세상에 대한 통찰할 수 있는 '관'을 길러줄 대화 - 를 나눠야 한다. 요는 '애정', '믿음', '대화', '가치관'.

아이들은 죄가 없다. 철학도 없고 비전도 없이 그저 타성에 젖어 살면서 눈앞에서 일이 터질 때만 사후약방문 요란한 어른들이 문제지. 교육현장의 문제가 비록 선정적인 언론에 의해 과장된 측면이 있다지만 근본적인 시스템 개혁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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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검사는 양아치다, 쓰레기다. 멀리 볼 것 없이 박준규를 보고 한상대를 봐라. 부정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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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正義棒', 이승만의 사주를 받아 김구 선생을 암살한 살인자 안두희를 처단했던 박기서씨의 몽둥이 이름이다. '정의봉'을 들고 다니는 주인공이 진짜 정의를 실현시키는 영화를 보고 싶다, 카타르시스와 대리만족이 샘솟듯 분출할 텐데. 이명박, 최시중, 이상득, 방상훈 일당을 일망타진하고 박준규, 한상대 같은 사냥개들을 혼쭐내주는...그런 시나리오 누가 안 쓰나...물론 메타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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