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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9. 25. 21:53

모 대학 캠퍼스에서 오랜만에 운동을 하다가 낯선 외국인과 눈이 마주쳤다. 탁 트인 산책로에 오직 우리 두 사람뿐이었기 때문에 멀리서부터 서로의 존재를 의식할 수 밖에 없는 처지였다. 더구나 유난히 따뜻했던 최근의 날씨 덕분에 반팔을 입고 가던 나로서는 짙은 사파리 코트를 입고 멋진 구레나룻을 자랑하는 이 이방인을 향한 눈길을 거둘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 녀석은 대체 왜 내 시선을 피하질 않는 거야? 좋아, 나랑 한 번 해보자는 거냐?!'

마치 눈싸움이라도 벌이듯 서로 뚫어지게 쳐다보며 점점 가까워지던 두 사람. 10미터, 5미터, 3미터, 1미터...그런데 갑자기 그의 얼굴에 뭔가가 반짝 빛났다. 그것은 바로 눈부시게 하얗고 가지런한 그의 치아였다. 갑자기 아랍인 특유의 매력적인 미소로 광채를 뿜어내며 툭 던지진 그의 한 마디.

"Hi!"

"헉! H..H..Hi!"

대답을 기대했던 것인지, 하지 않았던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내 대답에 뒤돌아 보며 씨익 웃는다. 짜식! 내가 남자라서 다행이다. 만약 여자였으면 너의 그 황홀한 살인미소에 쓰러졌겠구나! 갑자기 기습당한 탓에 놀라서 입을 떡 벌리긴 했지만 그래도 순간적으로 정신을 수습해서 대답한 내 자신이 왠지 대견스럽군!

아무튼 여기가 무슨 뉴욕의 Central Park도 아니고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은 그냥 길가는 사람이나 운동하는 사람들이 지나가다 서로 눈이 마주쳤다고 해서 인사 따위를 건네거나 하지는 않는단 말이다!

*폐쇄한 블로그에서 쓴 지 꽤 오래된 글인데 정리하다가 읽어 보니 재밌기도 하고 기억이 생생히 떠올라 이곳에 다시 올립니다. 사실 지금은 외국인이든 아니든 모르는 사람 만나도 저런 식으로 눈이 마주치면 그냥 인사해 버립니다. 이런 건 '아메리칸 스타일'을 따라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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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Icon YoshiToshi | 2008.09.26 14:53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안녕하세요, 리버타스님~ 댓글타고 실례합니다. ^^)~*
어렸을 적 성당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에 다녔던지라 "만나면 인사" 란 습관을 익혔습니다.
워낙에 어릴때 자연스럽게 몸에 베여서 몰랐는데, 나이먹고 보니 참 감사한 습관이더라구요!

일본 후지산에 올라갈 때, 마주치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인사하더라구요. "곤니찌와!(안녕하세요)"
지난 주말 경주, 토함산에 올라갈 일이 있었습니다만...후지산의 인상이 더 좋은건 높이의 문제만은 아닌 듯!
아메리칸 스타일~ 위아래가 없다고 농담의 섞인 한마디가 있습니다만 가볍게 인사하는 문화~ 배워야합니다~!

...첫 댓글인데 눈치없이 너무 장문의 댓글이 되었내요;; 오늘 하루도 좋은 하루 되시길~!!!
BlogIcon Libertas | 2008.09.26 18:39 신고 | PERMALINK | EDIT/DEL
댓글이 길수록 성의가 있다는 뜻이니 감사할 따름이죠. 그래서 긴 댓글에는 건전한 비판은 있을지언정 악플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BlogIcon 고수민 | 2008.09.29 10:34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도 처음 미국와서 낯선 사람에게 인사하는 것이 영 어색하다가 이젠 생활의 일부가 되었거니 하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뉴욕에 오고나니까 다시 그 습관이 없어지는 중입니다. 워낙 외국인이 많아서 그런지, 서로들 바빠서 그런지 인사 안하는 사람 많습니다. 그냥 미소짓는 경우도 있지만 아예 한국식으로 외면하기도 하지요. 그래서 저는 뉴욕이 싫기도 합니다. -_-;;

우연히 저를 추천해주신 것을 보고 잠깐 들렀네요. ^^ Libertas님 글은 언제나 좋습니다.
BlogIcon Libertas | 2008.09.30 15:44 신고 | PERMALINK | EDIT/DEL
댓글 이제서야 봤어요, ㅎㅎ 제네시스에 관한 고수민님 글도 잘 읽었는데 차분히 댓글 남길 시간이 없어서 그냥 추천만 하고 말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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