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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4. 24. 02:32
엊그제 모 블로그(^^)의 댓글란에서 개그콘서트의 '달인' 코너가 재밌는 이유에 관해 '설'을 풀다가 문득 떠오른 재미있는 가설인데 그다지 기발한 생각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또 어딘가의 누군가가 분명 책 한 권은 썼을 거라고도 생각되지만 댓글이 너무 길어질까봐 거기서는 대충 마무리를 짓고 말았기에 또 잊어 버리기 전에 술기운을 빌려 여기에 몇 자 적어 놓아야겠다.

그 댓글에서 나는 사회자(류담)-달인(김병만)-수제자(노우진)로 이어지는 달인에 등장하는 배역 간의 관계를 강자-약자-최약자로 이루어진 '층위적 구조'로 규정한 후 다른 이유를 배제한 채 오로지 층위적 구조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보다 쉽고 명쾌하게 내용을 관객이나 시청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등장인물들을 보다 선명하게 부각시켜 몰입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도 했다. 여기서 이 층위적 구조라는 표현은 영어의 hierarchical structure를 연상하며 쓴 말인데 이 글에서는 왜 층위적 구조가 그런 효과를 가져오는지 간단히 설명해보고자 한다.

이 층위적 구조에 대한 나의 가설은 지극히 단순하지만 예전에 잠깐 언급한 적이 있는 RPG적 요소, 특히 레벨을 올리며 성취감을 느끼는 레벨 시스템에 왜 많은 이들이 쉽게 몰입하는가에 대한 설명이 될 수도 있고 승진, 승급 등 층위적 구조가 적용된 모든 사회 제도나 각종 인센티브 시스템에 대해서도 적절한 설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층위적 구조에 대한 정보를 매우 민감하게 수용하고 또 그 시스템 안에서의 성취에 쉽게 몰입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각주:1]서열에 대한 본능 때문이다. 다시 말해 가장 대표적인 사회적 동물인 우리 인간에게는 서열을 높이거나 확정지으려는 본능이 상당히 강한 형태로 남아있고 그런 본능 덕분에 층위적 구조를 파악하거나 받아들이는 수용 능력 또한 매우 뛰어나다. 특히 그런 능력이나 경향은 서열 경쟁이 심한 사회일수록 더욱 분명해지는데 우리나라 인터넷의 각종 등수놀이, 학교 서열놀이, 세계에서 보기 드문 게임열풍 등도 모두 극심한 생존 경쟁에 찌들어 그런 본능이 더욱 날카롭게 벼려졌기 때문이다.

서열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이런 집착은 다양한 방면에서 응용될 수 있는데 이를 이용한 재미있는 발상 중 하나는 특정한 집단을 대상으로 어떤 상품(재화와 용역을 모두 포함)을 판매할 때 먼저 그 특정 집단의 구성원 간에 서열을 확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무엇인지를 먼저 살펴본 후 그런 요소를 이용한 차별화나 고급화를 통해 마케팅을 펼치는 것이다. 하지만 층위를 구성하는 구성요소 표지나 포섭 요소에 대한 식별과 그 이용도 중요하지만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층위적 구조, 그 자체를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독특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층위(hierarchy)라는 틀(frame)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대중들에게 층위적 구조를 이용한 문화 상품은 그렇지 않은 다른 문화 상품에 비해 훨씬 더 현실적으로 생생하게 다가올 뿐만 아니라 층위적 구조 자체가 그들에게는 대번에 알아차리고 쉽게 몰입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예컨대 대중 소설을 쓰는 작가가 쉽게 성공하고 싶다면 플롯을 층위적으로 구성하는 것에 관심을 쏟아봄 직하고 대중 음악의 앨범을 디자인하는 프로듀서는 곡들을 층위적으로 배치해 봄 직하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층위는 층위 자체에 관한 유리알 유희를 제외하고는 움켜쥔 채 성을 쌓을 수 없는 모래처럼 본질적 요소가 될 수는 없지만 빼놓고 요리할 수 없는 감칠 맛 나는 양념 같은 역할은 충분히 가능하며 이에 주목할 필요 또한 반드시 있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최소한 우리나라, 일본, 중국 대도시와 같은 인구밀집지역에서는 앞으로 매우 오랫동안 그럴 것이다.
  1. 사회 생활을 하는 포유류들의 서열 확정 본능에 관한 설명은 생략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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