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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9. 28. 22:20
어제 집에서 케이블 TV를 통해 잠깐 동안 아포칼립토를 다시 봤다. 감독이자 제작자인 멜 깁슨의 의도가 비교적 또렷히 느껴졌는데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의 그것과 매우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멜 깁슨의 화법은 매우 단순하다. 이분법적인 대비를 통해 과거를 읽어내고는 자신의 근거없는 적의와 교만을 뒷받침하고자 애쓴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에서 유태인을 포악하고 어리석은 광기에 사로잡힌 악의 화신으로 그려냈듯이 아포칼립토에서는 문명과 야만을 대비시키고 야만으로 덧칠한 마야문명의 잔인함과 비인간성을 도드라지게 보여줌으로써 영화를 보면서도 역사란 결국 승자의 기록에 불과하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 번 느껴야 하는가 라는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두 영화를 통해 드러난 '내 사전에 메타포란 없다'는 식의 멜 깁슨 특유의 직접적인 '설교'는 자신의 증오와 경멸에 대한 합리화로 가득 차 있지만 강자들의 논리에 꽁꽁 매여 살면서도 오히려 그 매임이 더욱 편하게 느껴질 정도로 충분히 세뇌되고 즉물적이고 감각적인 자극에 쉽사리 눈길이 멈추곤 하는 이들에게는 그저 남의 이야기이거나 또는 역으로 감정이입하는 게 차라리 더 나은 것이다. 그러나 상처입은 영혼들에게 있어 멜 깁슨의 저 가볍디 가벼운 단순화와 역겨운 정당화, 그리고 선택받았다는 오만불손함은 어김없이 구토와 어지럼증을 유발시키는 대상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일부 개신교인들이 그렇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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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딴지같은 댓글로 미루어 보아) 오해가 있을지도 몰라 첨언하자면 영화를 만들 당시 멜 깁슨의 관점이나 느낌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인과응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즉 유태인의 박해나 마야족의 멸망에 대해 그들은 당연한 대가를 치루고 있거나 치루었다고 보는 거죠. 멜 깁슨이 오만불손한 이유는 자신의 깜냥이 턱없이 부족한지는 모르고 마치 심판자라도 되는 양 찧고 까불기 때문이고 그가 역겨운 이유는 공평무사한 진실을 보여줄 수 있는 전체적인 역사적 얼개와 맥락은 덮어둔 채 지엽말단을 내세워 자신의 뒤틀린 시각과 편견을 합리화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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