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D-Day. 애초에는 기권할 생각이었으나 마음을 돌려 투표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아침 일찍 투표를 한 후 동네 사우나탕에나 가야겠다. 벌써 네 번째 겪는 대선이지만 이번처럼 기권의 유혹이 강한 선거는 처음인 것 같다. 과거의 경우 최선인 후보가 없더라도 가급적 차선의 후보를 찍으려 하였고 차선이 없더라도 최악을 피해 차악을 골랐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그 차악마저도 불투명하게만 느껴져 마지막까지도 찍을 후보를 고르기가 너무 힘들다.
가령 이명박을 찍자니 도둑놈, 사기꾼을 찍어주는 것 같고 정동영을 찍자니 얼뜨기, 멍추를 찍는 것 같고 문국현을 찍자니 천둥벌거숭이를 찍는 듯 미덥지 못하다. 또 이회창, 이인제는 찍기 싫은 이유를 말하는 것조차 귀찮고 권영길에 대해서는 1997년 대선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사표 방지의 심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민노당은 대체 언제쯤 수권정당으로서의 면모를 갖출 수 있을까? 프랑스의 사회당이나 독일의 사민당, 영국의 노동당처럼 집권이 가능한 정당이 되려면 아직도 한참 멀었다. 노조의 마인드에서 벗어나 정당의 마인드를 갖출 수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한 일일 것이다. 정책과 노선의 초심을 잃지 않고 노동자 계급의 이익을 계속 대변하되 국민 전체에 대한 이해와 통합의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는 뜻이다.
얘기가 옆길로 새려고 하는데 어쨌든 내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신성한 의무이자 권리인 투표권을 성실히 행사하도록 하자! 결과야 어찌되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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