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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에 해당되는 글 1건
2009. 12. 19. 14:00
방금 한명숙 전 총리에 관한 아래 YTN 기사를 보다가 쓴웃음이 나와 한마디 한다.

"검찰 관계자는 18일 출석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공 의원측에서 의사 일정 등을 이유로 다음주에 출석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습니다. 어제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체포해서 조사한 검찰로서는 형평성 차원에서도 여당 최고위원의 소환 일정을 마냥 미룰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공 의원에 대한 소환 조사는 다음주 초인 21일에서 23일 사이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언론은 청와대가 의도한 대로 받아 적고 있는 셈이다. 혐의가 매우 확실해 보이는 공성진 의원과 혐의가 매우 불분명해 보이는 한명숙 전 총리가 어느새 형평성 차원 운운되면서 동급으로 다뤄지고 있는 것이다. '끼워넣기 수사', '물귀신 작전 수사', '꿰맞추기 수사', '공작 수사' 중 어떤 말이 가장 어울릴까.

뉴스에 따르면 어제 오후에 전격 체포된 한명숙 전 총리는 검찰의 준비된 신문에 대해 시종일관 묵비권을 행사했다고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두해 자신의 성격대로 있는 그대로 진술했다가 이른바 '빨대'라고 불리는 해바라기 정치검사와 메이저 언론사들이 서로 주거니 받거니 짝짜꿍으로 진술을 거두절미, 침소봉대로 왜곡보도하는 바람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었던 점을 감안하면 매우 현명한 처신으로 보인다. 

우리가 흔히 묵비권이라고 부르는 진술거부권은 헌법상 모든 국민에게 보장되는 기본권으로 그 자체가 법적으로 정당함은 의심의 여지가 없을 뿐더러 피의사실을 슬쩍 언론에 흘려 메이저 언론사들과 함께 여론재판으로 몰고 가려는 정치검사들이 수사를 맡고 있다는 사실이 명명백백한데 아무리 천만 번 당당하다 한들 검찰에 내놓은 진술이 어떻게 앞뒤가 잘려 이상한 부분만 도드라지게 보도될지 아무도 모를 노릇이니 말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검찰에서 진정 범죄를 캐기 위한 수사를 하려 했다면 피의자가 사전에 수사 사실을 알고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피하지 못하도록 비공개로 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런데 정권과 코드가 맞는 특정 언론사에서 야권 유력 정치인의 피의사실에 대해 특종을 내고 이어 모든 언론사가 여봐란 듯이 받아 써서 대서특필을 했다. 그래 놓고서 법무장관이라는 작자는 국회에 출석해 초딩도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 해명을 내놓는다.

한명숙 전 총리는 차기 서울시장 선거 출마가 유력시 되는 정치인이다. 우리나라에서 정치인은 자신이 아무리 죄가 없다고 주장한다 한들 검찰에서 혐의가 있어 수사한다는 틀만 갖춰 기사를 내놓는 것만으로도 여론은 이미 충분히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랸 식이 되어 버린다. 노무현 정권 이전에는 거의 대다수 정치인들이 정치자금의 족쇄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탓이다.

근래 '국격'을 키워드로 동원하는 정권 차원의 프로퍼갠다가 자주 눈에 띈다. 주로 국제 무대에서 발언권을 높이고 외교적 역량을 키우기 위해 정권차원에서 상당한 투자를 하면서 일종의 '퍼주기' 논란의 불씨를 미리 잠재우기 위해 사용하는 듯하다. 원래 노무현 정권 때부터 그려진 밑그림인데다 그 자체로 분명한 의미가 있기에 약간 확대와 과장을 보태 외교 정책을 성공적인 듯 부각시켜 정권 홍보에 이용하는 측면은 무시해도 좋다.

우리나라의 국격을 높이자는 데 반대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하지만 이것 하나는 분명하다. '국격'이 업그레이드 되기 위해서는 정치권의 자기개혁과 이를 독려하는 시민의식의 성장이 출발점이 되야 한다. '국격'을 경제와 문화만으로 높일 수 있다는 말은 알맹이가 빠진 껍데기와도 같다. 이명박식 삽질 경제 정책이나 유인촌식 딴따라 문화 정책이 경제와 문화를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느냐 하는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반드시 정치가 이에 발맞춰 따라가야 한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고 일단 고삐를 쥐면 채찍을 들 일만 남게 될 터인데 이상득, 최시중, 방우영 일당들이 서로 수시로 공모해 꼭두각시 같은 검찰과 언론을 사리사욕에 활용하면서 나라를 망치고 있다. 노쇠하고 음탕한 능구렁이들이 지금 이 시간에도 국격을 떨어뜨리고 있는 장본인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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