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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0. 25. 10:03
하루키의 소설을 패러디한 자그니님의 이 글은 열린 사고가 좌파만의 전유물이 아닐진대 왜 유독 우리나라의 우파를 자처하는 사람들 중에는 열린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부족하게 느껴지냐는 일종의 탄식으로 읽힙니다. 짧게 댓글로 쓰려다가 문득 흥미로운 생각이 들어 이렇게 트랙백을 한 번 걸어 봅니다.

우선 좌파냐 우파냐에 관해서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따져서 피아를 구분하는 것 자체(이 부분은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또 쓰지요)가 문제의 출발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일단 좌/우의 피아를 구분함으로서 경쟁 대상이냐 협력 대상이냐를 규정짓고 자신의 행위에 대한 전략을 선택한다고 가정하면 통상 자신이 좌파인데 대화의 상대방이 우파이면 비협조전략을 우선시하게 되고 반대로 대화의 상대방이 같은 좌파라면 협조전략을 우선시하게 될 겁니다. 또 상대방이 순수한 중도파라면 무관심전략을 채택하겠지만 많은 경우 중도파에서도 중도좌파인지 중도우파인지 또 따지려고 들 겁니다.
 
이런 전략 선택은 기본적으로 상대방에 대한 불신에 근거하고 있는 '용의자의 딜레마'라고 불리는 게임이론의 고전적 사례 중의 한 가지로서 경쟁 상대에게 비협조전략을 우선시하게 된다는 주장은 다음과 같은 논리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협조  비협조
 협조   전체 효용 극대화 (8,8)  한쪽만 극대화(1,10)
 비협조  한쪽만 극대화(10,1)  양쪽 모두 극대화는 아니지만 한쪽
 만 극대화일 경우보다는 높음(4,4)

이 게임(여기서는 온라인에서 만난 좌파와 우파간의 대화 또는 토론이라는 게임)이 n번에 걸쳐 반복된다고 할 때, n번째의 게임 즉 맨 마지막 게임에서는 이 게임이 끝난 뒤에 더 이상 게임이 없을 것이기 때문에 한쪽이 비협조전략을 택해도 상대방은 보복할 수 있는 기회가 없습니다. 따라서 양쪽은 비협조전략을 선택하는 게 더 낫다는 판단에 이르게 되고 그렇다면 (n-1 )번째 게임에서도 역시 협조전략을 선택할 아무런 이유도 없게 됩니다. 결국 이런 논리대로라면 첫번째 게임에서도 양쪽 모두 비협조적 전략을 선택할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지요.

다만 이 딜레마는 상호 의사전달이 불가능하다는 전제가 있는 반면 현실에서는 얼마든지 상대방에 대한 의사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상대방이 경쟁상대라는 판단이 서면 우리는 상대방의 의사를 묻거나 상대방의 행위를 근거로 상대방의 전략을 미리 예측하려고 할 겁니다. 즉 상대방이 협조전략을 취하겠다는 의사가 분명하면 전체 효용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협조전략을 취할 수 있는 거지요. 그런데 협조전략을 취하겠다는 의사가 분명함에도 상대방이 비협조전략을 취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그니님의 탄식과 관련이 있는 부분이죠. 함께 열린사고로 생산적 대화나 토론을 하자는 합의가 이루어질 때 서로의 효용이 극대화됨이 분명한데도 그렇게 되지 않는 경우는 보복적 행위로서 비협조전략을 선택하는 경우입니다.
 
'용의자의 딜레마'에서 게임이 무한반복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가장 효율적이라고 밝혀진 전략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보복전략입니다. 즉 협조적인 전략으로 일관하다가 상대방이 비협조전략을 쓰면 바로 유사한 비협조전략으로 어김없이 보복하되 단 한 번만 보복하는 너그러움을 잃지 않도록 하는 전략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겁니다. 이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전략을 쓰게 되면 내가 협조전략을 취했을 때 상대방도 협조전략을 취할 것이라는 기대와 신뢰가 생기고 또한 보복이 두려워 비협조전략을 꺼리기 때문에 가장 효율적인 결과가 나오게 되지요.

그런데 문제는 온라인 현실에서 이렇게 좌파, 우파가 한 명씩만 있는 것이 아니고 수많은 좌파와 우파가 개별적으로 치고 받는다는 겁니다. 즉 한강에서 뺨맞고 종로에서 분풀이하는 식의 비대칭적인 보복적 비협조전략이 난무하지요. 자그니님이 서로의 효용을 극대화하자고 협조전략 의사를 아무리 분명히 해도 비협조전략을 취하는 사람이 훨씬 많은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게다가 현대사회의 엄청난 스트레스는 그 자체로서 보복의 원인이 됩니다. 누군가에게 비협조전략을 당해서 그에 대한 보복을 하는 것이 아니고 아무 관련도 없는 개인적인 이유로 전혀 엉뚱한 곳에서 비협조전략을 펴는 사람들(극단적인 예로는 싸이코패스)이 많아진 것도 무시할 수 없다는 얘깁니다.

아무튼 말이 길어졌는데 자그니님이 말한 100% 좌파나 우파의 이야기가 매우 낭만적이었기 때문에 이런 쓸데없는 생각에까지 이르게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정신적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걸 꼽으라면 단연 이렇게 쉬이 감흥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낭만을 꼽고 싶긴 하지만...배고프면 뭐...ㅋ
BlogIcon 자그니 | 2008.10.25 12:44 | PERMALINK | EDIT/DEL | REPLY
게임 이론으로 제 패러디가 설명될 수 있다니, 즐겁습니다. :) 저는 배트맨-다크나이트 보면서 저 게임이론 써먹을 생각했었는데..;;;

실은 그 글은, 오늘 새벽, 그저 깔려고 글을 쓰는 어떤 이의 글을 읽고 눈쌀이 찌푸려져서 쓴 글이었거든요. 좌우를 구분하는 것 자체가 문제의 시작이라는 말에 공감합니다. 그렇지만 상대방에게 갑자기 좌로 내몰려서 시작하는 논쟁도 꽤 많답니다. 그러니까, 피 아의 구분이 개인의 의지에만 좌우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실제로 좌/우로 구분하는 것 자체를, 의사소통을 위해서가 아닌, 소통단절과 공격의 수단으로 삼는 분들도 종종 보게 되거든요... 일방적인 낙인 찍기라고 해야하나...
BlogIcon Libertas | 2008.10.25 17:22 신고 | PERMALINK | EDIT/DEL
어떤 대상이 일정한 인식의 틀 안에 들어오지 않으면 갑갑해 하는 분들이 많죠.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피아 구분이라는 틀에 대해 저는 지나친 경쟁의 산물로 부작용이 너무 크다고 여기는 편입니다. 그런 틀을 막연히 없애자기 보다는 새로운 틀을 제공할 필요성이 있다는 생각인데 아직은 생각뿐이죠...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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