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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2. 20. 03:19

이번 대선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특이하게 여겨진 부분은 이명박, 정동영도 이회창, 문국현도 아닌 허경영 후보에 관한 관심이었다. 아이큐 430의 자칭 천재 정치인이자 신혼 부부 1억 지급, 자녀 1명당 3천만원 지급, 정당 폐지, 국회의원 축소 등의 매우 현실성이 떨어지는 내용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허경영 후보는 기왕의 대선 같았으면 여지없이 한갖 개그맨 정도로 치부되고 말았을 그런 후보임에도 이번 대선에서는 상당히 선전을 벌였다는 느낌이다. 물론 웬만큼 양식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우스갯거리로 거론되었을 뿐이지만 과거 대선에 비해 분명히 어느 정도 국민들의 마음속을 파고 들어간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실제 개표결과를 들여다 봐도 9만 6천여표(0.4%)나 얻은 허후보는 16만여표(0.7%)를 얻은 민주당 이인제 후보와도 비교할 만한 성적을 냈지만 무엇보다도 그의, 파퓰리즘이라고 부르는 것도 황송할 만큼, 우스운 공약들이 현실에서 이뤄지기를 일순간이나마 바랐던 이들이 의외로 상당하다고 느낀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협소하고 단편적인 일개인의 경험에 불과하기 때문에 일반화시켜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겠지만 허경영 후보가 일부 국민들에게 기존과는 다른 어떤 의미에서의 주목을 받은 것 만큼은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이명박 후보의 압도적인 승리가 확인된 이 시점에서 허경영 후보에게 단 1분이라도 백일몽처럼 잠시나마 마음을 빼앗겼던 국민들의 표심을 되짚어 보건대 이번 선거는 유권자들이 도덕보다는 경제를 선택한 결과라는 여러 매체들의 뻔한 분석에 한마디 첨언을 하는 것으로 결론을 지을 수 있을 것 같다. 즉, 아이큐 430의 대통령후보가 1억씩 또는 몇천만원씩 나눠준다는 저 엉터리 공약들에 아주 잠깐 동안이라도 솔깃해할 만큼 경제적 사정이 나아지기를 바라는 심정이 절박하고 절실했기에 국민들은 온갖 거짓말과 변명에 애써 속아주고 눈감아주면서까지 이명박 후보를 끝까지 저버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이는 노무현 정권 내내 계속된 실업과 양극화의 찬바람이 만들어낸 서민들 마음속 공동(空洞)의 골이 그만큼 깊고 넓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명박 후보가 자신이 저지른 온갖 편법과 부정을 때로는 변명과 거짓말로, 때로는 후안무치한 정면돌파를 통해 얼렁뚱땅 넘어감에도 여론조사에서 엄청난 지지율을 기록하는 것을 두고 여권 관계자들이 국민이 미쳤다는 둥 갈팡질팡하며 전혀 이해를 못했던 것은 부와 양심의 대결(다른 말로는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대결이라고나 할까?)이라는 전통적 구도가 이미 붕괴되었음을 알지 못했기에 일어날 수 있었던 해프닝이었으며 정권 말기 연이어 터진 권력형 비리사건들이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인식을 부채질하면서 여권의 전통적인 도덕적 우위를 빛바래게 만들었던 일도 서민들의 양극화, 실업 등 경제적 사정 악화에 따른 민심 이반과 함께 기존 구도 붕괴에 치명적이었다. 결국 그렇다면 정동영 후보가 사퇴하고 문국현의 반부패연합이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결과는 역시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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