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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 3. 21:16

블로깅을 왜 하는가?
 
며칠 전 왕년의 이웃들에게 티스토리 초대장을 발송하면서 '타인과 건강하게 소통하기 위하여' 블로깅을 한다고 적은 적이 있지만 그 이후로 줄곧 그 말이 나 자신의 블로깅 행태와는 뭔가가 안 맞는 것 같아서 개운하지 않고 찝찝한 느낌이 떠나질 않았다. 오늘은 그 찝찝한 느낌을 한 번 풀어보고 싶다.
 
우선 내가 올리는 포스트는 모두 직접 쓴 것들이지만 읽는 사람을 특별히 배려해 본 적이 없다. 간혹 내 포스트에 대해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진다는 불만스러운 시선을 느낄 때도 있었지만 각자 눈높이와 기준이 다르다고 생각했고 무엇보다도 남들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해 쓴다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렇다면 역시 '건강한 소통'과는 거리가 먼 것일까?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환심을 사고 싶은 생각을 가지지 않았을 뿐이라고도 생각해 보지만 어떤 벽을 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대체 무엇 때문에 '건강한 소통'이라는 생각이 떠올랐을까? 곰곰히 생각해 보건대 그것은 내 내면의 요구에서 비롯된 것이다. 즉 타인과 소통하기 힘들도록 계속 벽을 치고 껍질을 만들어가면서도 한편으로는 소통에 대한 바람이 쉬이 잦아들지 않기 때문에 이런 모순적인 행태가 발생한다는 뜻이다. '건강한 소통'이 무엇인지 정의 내리는 것은 각자의 몫일테지만 반드시 소통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역시 벽을 치고 끊임없이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행태는 모순으로 비춰진다. 벽을 넘어 서로 텔레파시라도 교환되기를 꿈꾸는 것일까?

무엇이 블로깅을 이끌어 가는가?

내가 보기에 블로깅을 꾸준히 하는데 도움이 되는 원동력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위에서 말한 것과는 조금 다른 의미에서의 소통(疏通)이고 또 하나는 놀이적 요소다. 여기서 말하는 소통의 본질은 공감과 유대감인데 엄밀히 말하자면 공감을 통한 카타르시스와 유대감을 통해 느끼는 환희(자신감, 존재감, 삶의 의미, 불안에서 벗어나는 기쁨 등을 모두 포함한다)가 블로깅을 하는데 큰 힘을 준다. 놀이적 요소는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자면 RPG(Role Playing Game)의 구조적 요소라고 해야 하는데 Role Playing 요소 자체는 공감에 속하는 부분이고 여기서는 그 구조적 요소, 즉 RPG를 구성하는 경험치와 레벨 시스템만을 일컫는다. 쉽게 말해 모든 메타블로그 사이트에서 구현하고 있는 '추천 기능'과 '등급 시스템'을 떠올리면 되겠다.

우리나라 인터넷에서는 뭘 하더라도 일단 기본적으로 공감과 RPG 요소가 깔려있지 않으면 손님이 없다는 것은, 의식을 하든 안 하든, 일종의 상식에 속하는 것이지만 놀이와 놀이를 닮은 시스템을 구별해야 한다는 데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RPG적 요소를 도입만 해놓고 관리를 등한시하거나 엉뚱하게 활용하게 되면 사용자들의 저항에 부딪히게 된다(예컨대 다음블로거뉴스?). 현재 고만고만한 메타블로그 사이트들 중에서 선두 자리로 박차고 나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 이 RPG적 요소도 보다 정교하고 공정하게 손봐야 할 것이다.
 
RPG 요소는 '추천'이나 '등급', '순위'외에도 '방문자수', '페이지뷰', '광고를 통한 수입' 등에서도 엿볼 수 있다. 한눈에 알 수 있겠지만 이런 RPG 요소의 특징은 주관적 지표의 수치화, 계량화이다. '추천'은 '공감'을, '등급/ 순위'는 '실력 또는 노력'을, '방문자수'는 '관심'을 수치화해서 보여준다. 현대인의 조급증,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빨리빨리 증후군'이 이렇게 눈에 빨리 들어오는 성과를 선호하게 만드는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라고 보여지는데 이 RPG적 요소, 놀이적 요소에서 주로 힘과 탄력을 받아 블로깅을 하던 블로거라면 일정한 기간 내에 소통쪽으로 힘의 원천을 옮겨가는 편이 좋을 것이다. 놀이적 요소에서만 재미를 느끼며 블로깅에 힘을 내면 확 타오르기는 하지만 오래가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얘기가 옆길로 조금 새나갔는데 소통과 놀이적 요소 외에도 나르시즘적 도취나 정리하기 좋아하는 개인적 성향 등 블로그를 꾸려나가는 힘에 대해서는 더 다양하고 많은 원천들을 찾을 수 있겠지만 어디에서 힘을 얻어 블로깅을 하든 간에 좋은 블로거가 되기 위해서는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여유를 갖고 블로깅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BlogIcon 챈들러전 | 2008.01.04 01:51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유익하고 도움이 되는 글 잘읽었습니다.
블로깅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볼 기회였던거 같습니다.
BlogIcon Libertas | 2008.01.04 02:08 신고 | PERMALINK | EDIT/DEL
앗, 도움이 되셨다니 다행이네요. 블로고스피어에서 종횡무진 거침없이 질주하는 챈들러님의 활약상 잘 보고 있습니다.
BlogIcon 博而不精 | 2008.01.04 19:12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이런 종류의 글들이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ㅎ 새로운 세계를 접해서 혼란스러웠던 게 조금씩 정리되고 있어요~
BlogIcon Libertas | 2008.01.04 19:27 신고 | PERMALINK | EDIT/DEL
새로운 닉네임이네요. 저한테도 해당되는 뜻인 듯해서 조금 찔린다는...ㅎㅎ
BlogIcon 博而不精 | 2008.01.05 20:34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원래 쓰던 깜냥이라는 닉네임을 다른 사람이 쓰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뭘로 할까 고민하다 저를 나타낼 때 잘 쓰는 말이었던 걸 쓰게 됐답니다 ㅎ
BlogIcon 파란토마토 | 2008.01.14 01:25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흠.. 저는 블로그 댓글과 구독자수..
원래 맘대로 운영하는게 제 계획이었는데 댓글과 구독자가 늘면서
내 멋대로 운영하기가 부담스러워졌어요..
BlogIcon 초하(初夏) | 2008.01.17 23:01 | PERMALINK | EDIT/DEL | REPLY
Mixsh 에서 "악플러" 관련 글을 읽으려고 들왔다가 "브로그의 지향" 관련 윗 글까지 보게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을 위한 즐거움이어야 지속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관련하여 저도 며칠 전 올린 글이 있어 글 엮어두고 갑니다.
아, 고흐를 참 좋아하시나 봅니다. 덕분에 즐거운 감상을 겸했습니다.^6^ (덕분에 추천!)
오늘이 동장군의 고비라지요. 즐거운 밤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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