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5. 27. 20:33
[日常]
오늘 계약하고 내일 이사한다. 조금이라도 더 좋은 집을 찾아 일주일 동안 공들인 보람이 있어서 만사가 순조롭게 잘 풀렸다. 지방선거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주식과 환율이 출렁이고 전쟁 위기가 고조되는 와중에도 나는 내 길을 뚜벅뚜벅 가고 있다. 어떤 선생님들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내놓은 후원금 몇 푼에 마녀사냥을 당해 교단에서 내쫓기고 거대한 탐욕의 철옹성 앞에서 좌절한 어떤 시간강사들은 자살을 꿈꾸며 어떻게든 살기 위해 오늘도 몸부림친다. '어떻게든'이라니. 힘으로 누를 수 없는 괴물과 힘으로 맞서 싸우기 위해서는 괴물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나는 제대로 싸워본 적도 없고 싸우기도 싫다. 이런 선택을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운이 좋은 편이지만 때론 인간은 짐승과 다를 바 없다고 얘기하고 때론 인간은 인간다와야 한다고 얘기하는 내 모습에서 이미 반쯤 괴물이 돼버린 나를 본다. 거울 하나 똑바로 못 쳐다볼 바에는 시산혈해 위에 우뚝선다한들 무슨 의미가 있으랴. 생존을 위한 인종의 굴레에서 벗어나 바람처럼 자유롭고 티끌처럼 가볍게 사는 것이 내 운명이라면 순순히 그 운명을 받아들이리라. 언젠가는 애증의 속박에서 풀려나 복수를 꿈꾸지 않는 날이 찾아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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