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5. 15. 21:43
[日常]
스승의날인데 아무리 곰곰히 생각해 봐도 좋은 기억과 함께 떠오르는 선생님은 단 한 분도 없다. 많은 선생님들로부터 사랑받는 제자였는데 왜 나는 선생님들에게 나쁜 기억들만 가지고 있는 걸까.
먼저 초중고 12년 동안 만났던 14명의 담임선생님 중 촌지를 받았는지 내가 확인할 수 없는 초1,2,3학년 때 세 분을 제외하고는 촌지를 받지 않은 선생님은 단 한 분도 없었던 것 같다. 그나마 초1,2,3때 담임선생님들은 모두 아버지 후배였지.
최악의 선생님들은 사립재단 소속 학교였던 중학교 때 선생님들이었다. 선생님이라는 호칭도 부끄러울 만큼 후안무치한 작자들이었지. 육성회 부모를 둔 아이들은 성적을 노골적으로 고쳐서 올려주기 일쑤였고 촌지를 갖다주지 않는 아이들에게는 눈총과 매를 아끼지 않는 그런 쓰레기 같은 인간들이 선생이랍시고 득실득실했다. 게다가 재단 눈치는 또 얼마나 보는지...정말 똥같은 학교와 똥같은 인간들, 기억하기도 싫군.
어제 모 대학원 학생들이 교수님 모시고 조촐하게 파티하는 걸 봤는데 제자들 취업을 위해 애쓰는 분이라 그런지 애들이 많이 왔더라. 취업이 안 걸렸으면? 별로 안 왔을 걸...올해 몇 명 취업시켜준 게 컸을테지. 이렇게 생각하니 세상이 좀 짜증난다.
직접 가르침을 받은 적은 없지만 난 조동일 선생님 같은 분이 스승이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대학 때 석광현 선생님도 괜찮은 분이었지. 오늘은 일찍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