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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에 해당되는 글 14건
2011. 6. 16. 00:13
[]
사랑은 지긋지긋한 날들 중에 찾아온다. 사랑을 바꾸면 고뇌도 바뀔 줄 알지만, 찾아들어 가는 방이 달라졌을 뿐 고뇌는 그대로다. 그것이 인간이 하는 사랑이다. 바로 옆 사람이 죽어도 성경책이나 찾아야 하는 인간의 사랑이다. 그들이 세운 위태로운 탑이 사랑이다. 믿지 않겠지만 탑은 무너진다. 무너지는 시간은 상상력을 넘어선다. 먼지 휘날리는 종말의 날은 아주 짧다. 모두 다 보여준 것 같아도 전부 보여준 인간은 여태껏 없다. 거짓말을 할 뿐이다.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상처에도 자존심은 있는 법. 하늘이 무너진 척하지만 따라 죽지 않은 상주가 퍼 먹고 있는 육개장의 마 같은 거. 치마 속이 아무리 인간적이어도 무너지는 탑은 막을 수 없다. 탑을 세우는 죄, 보이는 것만 본 죄, 영원하다고 착각한 죄, 그 죄가 이토록 무겁다.

- 허연 : 문학수첩(2009년 가을호)
 
사랑에 대해 이토록 잔인한 자괴가 또 있을까. 탑은 무너지기 때문에 쌓아 올리는 것이다. 무너지지 않는다면 누가 탑 따위를 쌓겠는가. 날선 후회도 한 발짝 물러서면 무뎌지리니...따라 죽지 않는다고 거짓말이라니 떼끼!

2011. 2. 8. 15:00
[]
와, 어떻게 이런 시가 다 있나. 왜 백석을 우리나라 3대 시인 중의 한 명으로 꼽는지 제대로 느꼈다.
형언하기 힘든 전율.


어느 사이에 나는 아내도 없고, 또
아내와 같이 살던 집도 없어지고,
그리고 살뜰한 부모며 동생들과도 멀리 떨어져서,
그 어느 바람 세인 쓸쓸한 거리 끝에 헤매이었다.

바로 날도 저물어서,
바람은 더욱 세게 불고, 추위는 점점 더해 오는데,
나는 어느 목수(木手)네 집 헌 삿을 깐,
한 방에 들어서 쥔을 붙이었다.

이리하여 나는 이 습내 나는 춥고, 누긋한 방에서,
낮이나 밤이나 나는 나 혼자도 너무 많은 것 같이 생각하며,
딜옹배기에 북덕불이라도 담겨 오면,
이것을 안고 손을 쬐며 재 우에 뜻없이 글자를 쓰기도 하며,

또 문밖에 나가디두 않구 자리에 누어서,
머리에 손깍지벼개를 하고 굴기도 하면서,
나는 내 슬픔이며 어리석음이며를 소처럼 연하여 쌔김질하는 것이었다.

내 가슴이 꽉 메여 올 적이며,
내 눈에 뜨거운 것이 핑 괴일 적이며,
또 내 스스로 화끈 낯이 붉도록 부끄러울 적이며,
나는 내 슬픔과 어리석음에 눌리어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을 느끼는 것이었다.

그러나 잠시 뒤에 나는 고개를 들어,
허연 문창을 바라보든가 또 눈을 떠서 높은 턴정을 쳐다보는 것인데,
이때 나는 내 뜻이며 힘으로, 나를 이끌어가는 것이 힘든 일인 것을 생각하고,
이것들보다 더 크고, 높은 것이 있어서, 나를 내 마음대로 굴려 가는 것을 생각하는 것인데,

이렇게 하여 여러 날이 지나는 동안에,
내 어지러운 마음에는 슬픔이며, 한탄이며, 가라앉을 것은 차츰 앙금이 되어 가라앉고,
외로운 생각만이 드는 때쯤 해서는,
더러 나줏손에 쌀랑쌀랑 싸락눈이 와서 문창을 치기도 하는 때도 있는데,

나는 이런 저녁에는 화로를 더욱 다가 끼며, 무릎을 꿇어 보며,
어니 먼 산 뒷옆에 바우섶에 따로 외로이 서서,
어두어 오는데 하이야니 눈을 맞을, 그 마른 잎새에는,
쌀랑쌀랑 소리도 나며 눈을 맞을,

그 드물다는 굳고 정한 갈매나무라는 나무를 생각하는 것이었다.

-
백석 : 백석전집(실천문학사, 1997)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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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8. 20. 23:57
[]

Do not stand at my grave and weep;
I am not there. I do not sleep.
I am a thousand winds that blow.
I am the diamond glints on snow.
I am the sunlight on ripened grain.
I am the gentle autumn rain.
When you awaken in the morning's hush
I am the swift uplifting rush
Of quiet birds in circled flight.
I am the soft stars that shine at night.
Do not stand at my grave and cry;
I am not there. I did not die.

(Early version)
--------------------

Do not stand at my grave and weep,
I am not there, I do not sleep.
I am in a thousand winds that blow,
I am the softly falling snow.
I am the gentle showers of rain,
I am the fields of ripening grain.
I am in the morning hush,
I am in the graceful rush
Of beautiful birds in circling flight,
I am the starshine of the night.
I am in the flowers that bloom,
I am in a quiet room.
I am in the birds that sing,
I am in each lovely thing.
Do not stand at my grave and cry,
I am not there. I do not die.

(Later version)
--------------------

나의 사진 앞에서 울지 마요 나는 그곳에 없어요
나는 잠들어 있지 않아요 제발 날 위해 울지 말아요
나는 천 개의 바람 천 개의 바람이 되었죠
저 넓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죠

가을엔 곡식들을 비추는 따사로운 빛이 될께요
겨울엔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는 눈이 될께요
아침엔 종달새 되어 잠든 당신을 깨워 줄께요
밤에는 어둠 속에 별 되어 당신을 지켜 줄께요

나의 사진 앞에 서 있는 그대 제발 눈물을 멈춰요
나는 그곳에 있지 않아요 죽었다고 생각 말아요
나는 천 개의 바람 천 개의 바람이 되었죠
저 넓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죠

나는 천 개의 바람 천 개의 바람이 되었죠
저 넓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죠
저 넓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죠

훠어어어얼

(임형주 노래 - '천 개의 바람이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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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9. 25. 18:30
[]
이건 마치 믿음에 대한 불확정성의 원리같군. 나에 대한 너의 믿음을 확인하려는 순간 이미 그 믿음은 변해버린다는 건가? 다른 시인의 입을 빌어 충고하자면 절망할 수 없는 것조차 절망하지 말고 불신할 수 없는 것조차 불신하지도 말자, 너무 쓸쓸해지잖아!

나는 너를 믿지 않는다.
다만 네가 지금 믿고 있으면서 믿는 줄도 모르고 있는 그걸 믿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아주 쓸쓸해도 과장이 없다.


- 정현종 : 시집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문학과지성사)'중에서

2008. 2. 27. 13:07
[]
毒이 발효하면 藥이 되는가? 아무의 제자도 아니며 누구의 친구도 되지 못했고 슬픔도 증오도 부러움도 탄식도 아니면서 동시에 슬픔이자 증오이자 부러움이자 탄식인 저 복잡하고 뒤엉킨 총체적인 혼란을 벗어나는 유일했던 길은 독기어린 시를 쓰는 것, 시를 통해 독을 뿜어대는 것, 다른 말로 하면 뱃속으로 다시 들어가는 것. 지금의 내가 보기에는 너무 퇴행적이다. 나는 충분히 발효가 됐거든.

나는 아무의 제자도 아니며
누구의 친구도 못 된다.
잡초나 늪 속에서 나쁜 꿈을 꾸는
어둠의 자손, 암시에 걸린 육신.

어머니 나는 어둠이에요.
그 옛날 아담과 이브가
풀섶에서 일어난 어느 아침부터
긴 몸뚱어리의 슬픔이에요.

밝은 거리에서 아이들은
새처럼 지저귀며
꽃처럼 피어나며
햇빛 속에 저 눈부신 天性의 사람들
저이들이 마시는 순순한 술은
갈라진 이 혀끝에는 맞지 않는구나.
잡초나 늪 속에 온 몸을 사려감고
내 슬픔의 毒이 전신에 발효하길 기다릴 뿐

뱃속의 아이가 어머니의 사랑을 구하듯
하늘 향해 몰래몰래 울면서
나는 태양에의 사악한 꿈을 꾸고 있다.

- 최승자 : 시집 '이 時代의 사랑(문학과지성사)'중에서

2008. 2. 3. 19:07
[]
재미있는 시다. 읽을수록 신이 난다. 단 말장난에 상처받았을 때 읽는 것은 금물.
(페루의 사진들 중엔 머리를 양 갈래로 땋은 소녀가 많이 등장하긴 한다. 그런 사진 또는 풍경을 볼 때마다 우리나라를 떠올릴 수도 있다. 그렇게 고향을 떠올리다가 외국을 돌아다니며 성장한 유목민들의 정체성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시는 고향땅을 밟고 살면서도 고향에 갈 수 없는 자들을 기만하는 말장난에 불과하다.)

빨강 초록 보라 분홍 파랑 검정 한 줄 띄우고 다홍 청록 주황 보라. 모두가 양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다. 양은 없을 때만 있다. 양은 어떻게 웁니까. 메에 메에. 울음소리는 언제나 어리둥절하다. 머리를 두 줄로 가지런히 땋을 때마다 고산지대의 좁고 긴 들판이 떠오른다. 고산증. 희박한 공기. 깨어진 거울처럼 빛나는 라마의 두 눈. 나는 가만히 앉아서도 여행을 한다. 내 인식의 페이지는 언제나 나의 경험을 앞지른다. 페루 페루. 라마의 울음소리. 페루라고 입술을 달싹이면 내게 있었을지도 모를 고향이 생각난다. 고향이 생각날 때마다 페루가 떠오르지 않는다는 건 이상한 일이다. 아침마다 언니는 내 머리를 땋아주었지. 머리카락은 땋아도 땋아도 끝이 없었지. 저주는 반복되는 실패에서 피어난다. 적어도 꽃은 아름답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간신히 생각하고 간신히 말한다. 하지만 나는 영영 스스로 머리를 땋지는 못할 거야. 당신은 페루 사람입니까. 아니오. 당신은 미국 사람입니까. 아니오. 당신은 한국 사람입니까. 아니오. 한국 사람은 아니지만 한국 사람입니다. 이상할 것도 없지만 역시 이상한 말이다. 히잉 히잉. 말이란 원래 그런 거지. 태초 이전부터 뜨거운 콧김을 내뿜으며 무의미하게 엉겨붙어 버린 거지. 자신의 목을 끌어안고 미쳐버린 채로 죽는 거지. 그렇게 이미 죽은 채로 하염없이 미끄러지는 거지. 단 한 번도 제대로 말해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 안심된다. 우리는 서로가 누구인지 알지 못한다. 말하지 않는 방식으로 말하고 사랑하지 않는 방식으로 사랑한다. 길게 길게 심호흡을 하고 노을이 지면 불을 피우자. 고기를 굽고 죽지 않을 정도로만 술을 마시자. 그렇게 얼마간만 좀 널브러져 있자. 고향에 대해 생각하는 자의 비애는 잠시 접어두자. 페루는 고향이 없는 사람도 갈 수 있다. 스스로 머리를 땋을 수 있는 사람도 갈 수 있다. 양이 없는 사람도 갈 수 있다. 말이 없는 사람도 갈 수 있다. 비행기 없이도 갈 수 있다. 누구든 언제든 아무 의미 없이도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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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 12. 10:17
[]

10여 년 전의 애송시이다. 특히 첫 번째 연의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알지 못하는 까닭은/ 나와 너의 눈이 늘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지.'라는 구절은 여전히 달콤하기 그지없다. 인간에게 주어진 운명적인 시련과 업보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사랑을 선택하고 죽을 때까지 그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던 시인의 호흡이 물씬 배어있는 시다.

네 눈의 곡선이 내 마음을 맴돌면,
춤과 부드러움의 둥근 모양,
시간의 후광과 어둡고 아늑한 요람,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알지 못하는 까닭은
나와 너의 눈이 늘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지.

빛의 나뭇잎들과 이슬의 이끼
바람의 갈대 향기로운 웃음,
빛의 세계를 뒤덮는 날개들
하늘과 바다를 실은 선박
소리의 사냥꾼들과 여러 색깔들의 샘

언제나 별들의 밀짚 위에 누워 있는
새벽의 알에서 부화한 향기
빛이 순수성에 좌우되듯이
온 세상이 너의 맑은 눈에 좌우되고
내 온몸의 피는 그 눈빛 속으로 흘러들어간다.

- 폴 엘뤼아르(오생근 역) : 시집 '이곳에 살기 위하여(민음사)'중에서


POUR VIVRE ICI
1918

La courbe de tes yeux fait le tour de mon coeur,
Un rond de danse et de douceur,
Aureole du temps, berceau nocturne et sur,
Et si je ne sais plus tout ce que j'ai vecu
C'est que tes yeux ne m'ont pas toujours vu.

Feuilles de jour et mousse de rosee,
Roseaux du vent, sourires parfumes,
Ailes couvrant le monde de lumiere,
Bateaux charges du ciel et de la mer,
Chasseurs des bruits et sources des couleurs,

Parfumes eclos d'une couvee d'aurores
Qui git toujours sur la paille des astres,
Comme le jour depend de l'innocence
Le monde entier depend de tes yeux purs
Et tout mon sang coule dans leurs rega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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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 4. 00:36
[]

예전에 공감하며 몇 줄 써놓은 게 있었지만 옮기며 다시 읽어 보니 영 마음에 들지 않아서 지웠다. 우선 시인이 자신의 죄의식과 일종의 회한을 과장스럽게 겉으로 내세우고는 있으나 실제로 그런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가 불분명하고(자연스러운 감정의 흐름이 느껴지지 않고 읽는이를 속이려 드는 느낌이랄까) 또 무엇보다도 시인으로서의 자각이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그래서 그냥 아래 반칠환님의 풀이로 대신 한다.

'당신 깃든 사원에 발 벗고 함께 머리 조아리나니 나는 사람을 만나도 짐승을 못 버렸고, 꽃을 만나도 벌거지를 못 면했으며, 바람을 만나도 꿈꿀 줄 모르는 사람이었으니 당신의 기도가 오히려 나를 울립니다. 사칭이라니요, 사람을 만나 사람이 되고 꽃을 만나 꽃이 되려 했다면. 진실로 바람을 만나 바람이 되고 죽음을 만나 죽음이 되려 했다면. 누구나 자신이 오를 저 높은 정신의 설산을 우러러 부끄럽지 않은 이 있으리요만 그래도 위안을 갖는 것은 머리 조아리는 이는 이미 가면을 벗었기 때문 아닌가요. 사원을 나서면, 구원의 약속보다 반성의 힘으로 가뿐해지는 것. 일어나세요. 살다보면 또 다시 사칭할 날도 오겠지요. 많이는 말고 병아리 눈꼽만큼만 사칭하고, 주먹같이 반성하며 살자고요. 세상의 제왕을 참칭(僭稱)하지는 말고 슬프게 조금씩만 사칭하며 살자고요. 그럼 각자 죄 짓고 사원에서 다시 만나요.'

- 반칠환 : 시선집 '내게 가장 가까운 신, 당신'(백년글사랑)중에서

나는 사람과 어울리려 사람을 사칭하였고
나는 꽃과 어울리려 꽃을 사칭하였고
는 바람처럼 살려고 바람을 사칭하였고
나는 늘 사철나무 같은 청춘이라며 사철나무를 사칭하였고
차라리 죽음을 사칭하여야 마땅할
그러나 내일이 오면 나는 그 무엇을 또 사칭해야 한다
슬프지만 버릴 수 없는 삶의 이 빤한 방법 앞에 머리 조아리며

- 김왕노 : 시집 '슬픔도 진화한다'(천년의 시작)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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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 2. 00:50
[]

시를 읽을 때면 늘 나는 시인이 된다. 시를 쓰기 위해 싯귀를 떠올리고 있을 당시의 시인의 눈에 비친 정경, 머릿속을 어지럽히는 온갖 상념들을 떠올리며 공감하려고 애쓴다. 내가 시를 이해하는 방법이라곤 이것밖에 없다.

'머나먼 다리 위에 매달린 채 음산한 미소를 짓고 있는 달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멀리서 들려오는 개짖는 소리에 아련한 현기증을 느낀다. 추억속의 연인과 벌였던 모든 행위가 남긴 것은 오직 절망뿐. 차라리 꿈이였다면. 아득한 기억들이 눈물을 짜내려는 듯 목을 조른다. 그도 나처럼 외롭고 고독하겠지? 그도 나처럼 절망하고 있을까? 그렇지 않으면 억울해. 아냐, 이건 너무 유치한가? 아, 어떡하지, 시간이 지나면 이 원망섞인 절망도 차츰 사그러들까?'


흥, 이건 아직 어린 최승자군. 가녀린 달빛에서조차 따스함을 그리워하는 자신을 속이고 있어.

추억이 컹컹 짖는다
머나먼 다리 위
타오르는 달의 용광로 속에서
영원히 폐쇄당한 너의 안구,
물 흐르는 망막 뒤에서
목졸린 추억이 신음한다

그 눈 못 감은 꿈
눈 안 떠지는 생시

너희들 문간에는 언제나
외로움의 불침번이 서 있고
고독한 시간의 아가리 안에서
너희는 다만
절망하기 위하여 밥을 먹고
절망하기 위하여 성교한다.

- 최승자 : 시집 '이 時代의 사랑(문학과지성사)'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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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2. 20. 17:41
[]

버스 터미날에서 차를 놓치는 바람에 서점에서 한 시간 가량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야 했다. 마침 눈에 띄는 시집이 있었다. 이동재 시인의 '포르노 배우 문상기'였다. 혼자 킥킥거리며 20분 만에 뚝딱 해치웠다. 책을 사지도 않고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 버렸다니 이동재님은 약이 오를 것이다. 사람들의 도끼눈에 아랑곳하지 않고 배꼽을 잡아가며 읽었으면서도 결국엔 사지 않는 모습을 상상하면 은근히 부아가 치밀어 오를지도 모른다. 이동재님께 고언한다. 다음부터 시집을 낼 땐 너무 재미있게 쓰지 말거나 머리를 쥐어뜯게 만드는 수수께끼를 하나 집어 넣으시라고. 나같이 얍삽한 독자가 그 자리에서 다 읽어 내려가지 못하도록 말이다.

'킥킥, 이동재 이 아저씨 진짜 웃기는 양반이야. 솔직해서 좋긴 합니다만 그게 바로 병이라구요. 하긴 이런 병이 고쳐지면 더 이상 시를 못 쓸까나? 게다가 배부른 소리로 밖에 안 들릴 만큼 불만을 가져다 주는 상황 자체를 즐기는 표정이 역력하네! 안 그래요? 메롱입니다요, 핫핫핫!'


세상 참 뭣 같데 적당히 배우다 말 걸 쓸데없이 학력만 높아가지고 쪽팔리게 세상 뭐랄 수도 없고 성질만 좆같아지데 방학이라고 수당 25만원 가지고 살래 그나마 땡전 한 푼 없는 강사도 있지만 그저 앉아서 정부미나 쳐다보며 손가락이나 빨라네 씨벌 그렇다고 원고청탁이나 오는 줄 알아 등단지가 좆같다고 시나 사람도 좆같아 보이는지 별것도 아닌 것들한테 무시당하고 아주 영 개같이 시 싣기도 시집 내기도 영 뭣 같다니까 생각 잘못했어 저 용택이 형처럼 강 하나 끼고 앉아 어린 촌것들하고 놀고 있으면 그게 그럴 듯 한지 인간들이 자꾸 찾잖아 아님 남준이 형처럼 산 하나 정해놓고 그 아래 살면서 폼 잡고 있으면 하다못해 아 낳아 주겠다고 찾아오는 처자라도 있지 그도 저도 아님 도현이 형처럼 시시한 직장 아주 때려치우고 틀어박혀서 말도 안 되는 어른 동화 쓰면 그런 대로 폼 나잖아 그런데 왜 도현이 형은 매일 자기가 도현이가 아니래('안'도현, 내 친구 중엔 꼬박꼬박 자기가 도현이라고 하는 '전'도현도 있다) 하지만 복 없는 놈은 뭘 해도 할 수 없나봐 학교에서 해직되고 나도 지리산 밑에서 몇 년 동안 헤매며 지리산 댐 반대도 하고 골프장 반대도 하고 이것저것 다 했는데 난 아는 척도 안 하고 오토바이 타고 지리산 근처에 왔다는 원균가 뭔가만 가지고 지리산 시인 어쩌구 어쩌구 난리잖아 이런 걸 복걸복이라고 하나 진즉에 나도 오토바이나 폼 나게 타고 다닐 걸 아님 아주 처자를 버리던가 한쪽에선 등단지가 시원치 않다고 왕따 시키고 또 한 쪽에선 쓸데없이 학력만 높다고 소외시키고 동문이란 놈들은 요즘 세상에 학연은 피해야 한다고 아는 척도 안 하고 괜히 서자 취급에다가 씨벌 그럼 난 뭐냐 개새끼들아 시 쓰고 있으면 논문 써야 될 것 같고 논문 쓰고 있으면 소설을 써야 될 것 같고 소설을 쓰다 보면 쓰던 시나 잘 쓰거나 또 죽어라고 논문이나 써야 될 것 같고 좆도 정말 나도 내가 뭔지 모르겠다 석제나 상대 민규 소설 보다보면 미치잖아 문구형 소설 보다보면 꼼빡 죽고 충청도 촌놈 영광이는 왜 그렇게 소설을 잘 쓴데 별 것들도 아닌데 다 나보다 잘 나가잖아 정치적인 평론가들은 원래 밥맛이 없고 여자애들 써놓은 소설 보면 괜히 걔들이 한 번 줄 것 같아 걔네들 만나고 싶고 나 왜 이러니 차라리 은행원이 된 윤중위는 그 나이에도 연애만 잘 하는데 꼴에 선생이라고 체면 차리다가 먹을 만한 영계들 다 놓치고 돈이 남나 여자가 남나 명예가 남나 뭐 아무 것도 없어요 씨발 쓸데없이 남의 글에 주나 달고 있어요 병신 정말 좆 같은 내 인생 그래도 한마디만 더 하자 허균이 창비로 등단했냐 윤선도나 정철이 문지 출신이야 김시습이 신춘문예로 등단했어 문학동네가 어디 니들만 사는 동네냐 실천은 니들만 해 홍길동은 실천문학에서 키운 애냐 현대 그럼 지금이 현대지 고대냐 당신들의 잡지 잘났어 정말 근데 고대 문학은 고대 출신들이 하는 문학이냐 그래 나 미쳤다 어쩔래 그런데 왜 정일이는 간첩도 안 보낸데 잡을 간첩이 있어야 보상금이라도 챙기지 쓰벌 어디 강사료 가지고 먹고 살겠어 원고료도 없는데, 뭐 간첩은 보내는 게 아니라 만드는 거라고 됐어 골치 아파, 이 정도면 막 나가자는 얘기지?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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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2. 19.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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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을 내지 않아도 쥐새끼들은 쥐새끼들일 뿐이다. 하지만 분통 터진다고 헛소리를 나불댄들 어디 쥐새끼를 잡을 수 있더냐? 헛소리도 헛소리일 뿐이라지!

나라는 존재가 포함된 우리와, 우리라는 이 집합 명사 속
에 포함된 나와, 거기다가 또 술마시고 개판치고 얼렁뚱땅하
고 우거지 잡탕모양 더럽게 끓기도 잘 끓는 육체 속의 나와,

李朝 때 어떻게 어떻게 慶尙南道 密陽郡 三浪津邑 龍田里까
지 흘러든 流民의 새끼인 나와, 술집에 앉아 어처구니없는
헛소리를 10년이 지겹도록 목구멍으로 밀어넣고 있는 나와,
그런 나와 나 사이에 뚫린 쥐구멍으로 눈을 반짝이고 지나
다니며 사람인 나를 겁내기는커녕 겁 안 나, 겁 안 나? 하는
쥐새끼들을 앞에 놓고 분통을 터뜨리는 나와,

이렇게 술집에 앉아서 人事하기
어이, 잘 있었냐, 우거지 잡탕 나君!
어이, 잘 있었냐, 流民의 새끼 나君!
어이 어이, 잘 있었냐,
10년이 지겹도록 헛소리를 목구멍으로 밀어넣는 나君!

- 오규원 : 시집 '이땅에 씌어지는 抒情詩(문학과지성사)'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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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2. 19.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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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의 시인'으로 칭송받았던 에즈라 파운드의 기구한 운명은 머나먼 조선의 시인들에게까지 두고두고 이야깃거리가 되었던 모양이다. 뭇솔리니를 천재로 추켜세우며 파시즘의 나팔수를 자처했던 이 위대한 시인은 2차대전 종전 후 미군법정에 세워져 반역죄를 선고받지만 정신병 소견을 인정받아 12년간 정신병원에 갇히고 결국 그는 죽어서까지 조국땅을 밟지 못한 채 비극적인 삶을 끝맺게 된다. 이 시에서는 차라리 시를 버릴지언정 부끄러운 삶을 살지는 않겠다는 시인의 다짐이, 이국의 어느 한적한 섬에서 쓸쓸히 고향을 그리며 서있는 에즈라 파운드의 묘비에, 조용히 아로새겨진다. 시인도 시인이기 이전에 한 명의 인간임을 성찰하며...

- 당대(當代)의 시인(詩人) 에즈라 파운드는 배신자라는 낙인 때문에 그리던 고국에 돌아오지 못하고 외국땅 이탈리아 <망자의 섬>에 죽어 묻힌 지 13년이 되었다.

1
나는 시(詩)를 버리더라도
먼저 바른 길을 가려 보자.
센 바람 불어 쓰러지면 다시 일어나고
약속한 뜻은 겁이 나도 지키고
힘들면 울어도 포기하지 말자.
딴 소리 하는 시인(詩人)은 헛소리로 듣고
웃음거리 되더라도 서 있자.
밤새워 깎고 다듬은 서투른 끌질에
피 흘리고 떨어져나간 감상(感傷)의 햇수들
이제는 전신에 뜻없는 상처로 남아도
내가 흥겨워서 벌였던 한판,
그 이상 내가 무엇을 바라랴.

2
에즈라 파운드의 고향은
감자가 많이 나는 아이다호주(州),
해마다 감자들은 생살을 째고
피 흘리는 생살을 흙에 비벼서
안 보이는 땅 속에 양식을 마련한다.
고향의 감자꽃은 슴슴하지만
아프지 않고는 여기 살 수 없다고
아무나 감자 옆에 누울 수는 없다고
슴슴하게 웃고 가는 고향의 감자꽃.

3
섬에서는 망자(亡者)들이 소리 죽여 울고
우는 어깨 위에 나비가 앉는다.
작은 언덕이 바람에 밀려 다니고
모두 부질없음을 알고 난 후에도
돌멩이 몇 개 언덕을 기어오른다.
밤에는 심한 비가 자주 내리는 섬,
빗소리에 잠이 깨면 그새 육탈(肉脫)이 된 몸,
뼈 사이로 스미는 빗물의 차가움에
몇 개의 뼈는 벌써 피리 소리를 내고
온몸이 환히 보이는 망자(亡者)들의 부끄러움.


- 마종기 : 시집 '모여서 사는 것이 어디 갈대들 뿐이랴'(문학과지성사)중에서
- 김   현 : 시선집 '앵무새의 혀'(문학과지성사)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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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1. 25.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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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으며 시인의 눈에 비쳤을 정경을 한 번 상상해 보자. 늪 한 구석 진흙 위에 점점이 흩뿌려진 빗방울 자국들을 보며 생긴지 1억 4천만 년이나 되었다는 이 곳을 차례대로 거쳐갔을 늪의 주인들을 떠올려 본다. 오랜 세월 동안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잃지 않고 후대의 새주인들에게도 여전히 넉넉함을 베푸는 우포늪이기에 혹시 어딘가 옛 주인들의 흔적이 남아있다고 하더라도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닐 것이다. 돌아오는 길, 밤안개 자욱한 길가에는 쑥부쟁이들이 제멋대로 돋아있고 시인이 내쉬는 입김은 그대로 안개가 되어 주위를 맴돈다. 문득 시인은 생각한다. 우리가 흙에서 나서 흙으로 돌아가는 동안 남기는 흔적이 바로 저 입김과도 같은 게 아닐까. 1억년 전 공룡의 눈물방울이 돌고 돌아 다시 빗방울이 되어 쑥부쟁이 잎사귀를 얼룩지게 하고 지금 나의 입김은 안개가 되어 그 주위를 맴돈다. 결국 자연에게 있어 삶과 죽음이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는 한 마리의 아브락사스일 뿐 아닌가!

창녕 우포늪에 가서 만났지
뻘 빛 번진 진회색 판에
점점점 찍혀 있는 빗방울 화석.
혹시 어느 저녁 외로운 공룡이 뻘에 퍼질러 앉아
감춘 눈물방울들이
채 굳지 않은 마음 만나면
흔적 남기지 않고 가기 어려우리.
길섶 쑥부쟁이 얼룩진 얼굴 몇 점
사라지지 않고 맴도는 가을 저녁 안개
몰래 내쉬는 인간의 숨도
삶의 육필(肉筆)로 남으리
채 굳지 않은 마음 만나면.
화석이 두근대기 시작한다.

- 황동규 '빗방울 화석' : 시집 '우연에 기댈 때도 있었다'(문학과지성사)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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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5. 19.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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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나는 시에 관한 한 문외한이라고 할 수 있다. 시인도 아니고 시집을 사 본 지가 언젠지 기억도 안날 정도로 오래된데다 문학수업 한 번 제대로 받아본 적도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가끔 시를 읽는데 정작 시보다는 반칠환님의 천의무봉한 풀이가 더욱 즐겁다.

달빛 찬 들국화길
가슴 물컹한 처녀 등에 업고
한 백 리 걸어보고 싶구랴

- 함민복 '농촌노총각' : 시집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창작과 비평사)중에서

“세상엔 시인이 둘 있다. ‘함민복’과 ‘그 밖의 시인들’”이라고 말하는 함민복 시인의 말을 듣고 홍소(哄笑)를 터뜨린 적이 있다. 대개 동종의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좀처럼 칭찬에 인색한 법이다. 같은 ‘시업(詩業)’에 몸담은 사람으로서 저이의 유아독존에 유쾌해 하는 건 내가 너무 속이 좋아서인가? 그러나 시란 무엇인가? 감동의 산물 아닌가? 자본주의처럼 끊임없는 경쟁(競爭)과 불복(不服)의 질주가 아니라 누구든 마음으로부터 심복(心服)을 받아내는 것이다.

단 석 줄에 시는 끝났으나 국보급 범종처럼 여운은 좀체 가시지 않는다. 설마 100리를 업고 가도록 가볍고도 물컹한 처녀가 있을까만, 들국화 한들거리고 달빛 쏟아지는 저 시골길로 달려가고 싶은 사내가 한둘일까? 하나 ‘농촌 노총각’이란 제목이 뭇 총각의 호기로운 발목을 잡는다. 도시화와 근대화가 만든 아릿한 아픔이 저며 든다. 저 농촌총각이 마침내 고샅길로 접어들면 맨발로 달려 나와 가슴 물컹한 며느릿감을 받아 업고 덩실 어깨춤을 출 시어미도 있긴 있을라.

- 반칠환 : 시선집 '내게 가장 가까운 신, 당신'(백년글사랑)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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