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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3. 20. 21:23
습관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때로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반된 행동을 관성적으로 하게 된다. 사람은 여러가지 습관에 얽매여 산다. 그 중에는 언제 생각해 봐도 고치고 싶은 그런 습관들이 있기 마련이다.

고치고 싶은 나의 습관 중의 하나는 일을 미루는 것이다. 미루고 미루다가 코앞에 닥쳐서야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서두른다. 지금도 그렇다. 지난 주까지 하기로 약속했던 일이 밀려 주말에 집에서 하려다가 집에서는 도저히 손에 안 잡혀 늦은 일요일 저녁임에도 사무실로 나왔다. 그래놓고 일은 뒷전, 이렇게 블로그질을 한다. 생각해 보면 예전에 학교 다닐 때도 늘 벼락치기였다. 결코 자랑스러운 칭호는 아니지만 벼락치기의 달인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성공적인 벼락치기를 위한 핵심 요령은 단시간에 소화하기 힘든 방대한 양의 대상을 일목요연하게 체계적으로 단순화하는 것이다. 이걸 simplification and restructuring이라고 한다면 많은 경우 전반적이고도 포괄적인 이해가 필요한 restructuring이 요구되지만 의외로 방향성만 알면 쉬운 restructuring도 심심찮게 있다. 후자의 경우 덕분에 벼락치기가 통하는 것이다. 벼락치기는 임기응변이 필요한 상황에서나 통해야 한다. 게으름의 핑계가 되서는 안된다.

고치고 싶은 습관 중 또 하나는 사람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좋게 말하면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시도이자 더 나은 의사소통을 위한 노력이지만 한편으로는 얼치기 독심술사처럼 마음속으로 남을 발가벗기려는 행태다. 깊은 심연에 감춰진 마음은 껍질이 벗겨진 입술처럼 극도로 민감한 날것이자 순수한 외로움이다. 소위 말하는 영혼의 떨림이란 바로 이 날것이 공명하고자 할 때를 가리키는데 함께 공명할 마음이 없다면 섬세한 눈길만으로도 흔들리곤 하는 남의 날것을 들여다보면 안된다. 게다가 공명하기 위해서는 서로 주파수를 맞춰야 하는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 주파수 맞추기는 위험한 게임을 통해서 가능하다. 이 게임이 위험한 이유는 서로의 날것을 어루만지면서 가늠하는 걸 허용해야 하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물론 애정과 신뢰가 확고하다면 딱히 위험할 것은 없지만 말이다.

아까 문자 보냈는데 이제서야 답장이 왔군...잡념은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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