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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2. 25. 15:53
이제 초등학교 4학년이 된 조카는 동시통역가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외국어에 특별히 소질이 있는 것 같지는 않지만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스스로 외국어에 많은 관심을 쏟고 열심히 공부하는 걸 보면 기특하고 대견하다.

다른 사람들의 꿈을 듣다보면 유독 공통적으로 많이 듣는 내용이 있다. 그것은 바로 '빌딩주인'에 관한 꿈이다. 좋은 빌딩 한 채를 소유하고 월세를 받아서 자유롭고 풍족하게 사는 게 자신들이 원하는 가장 바람직한 미래상이라는 얘기다. 언젠가 모 유명대학교 커뮤니티 게시판에 '여러분이 생각하는 가장 좋은 직업은?'이라는 설문이 올라왔다. 의사, 판검사, 교수, 변호사, 고위공무원, 대기업임원 등을 제치고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 직업이 바로 '빌딩주인'이었다.

내가 아는 분 중에 강남에 많은 빌딩을 보유하고 있는 분이 있다. 서울 시내 곳곳에 셀 수 없이 많은 아파트와 빌라도 가지고 있는 천억대의 자산규모를 자랑하는 부자다. 그 분의 아들은 환갑이 다 되었는데도 제대로 된 직업 하나 가져본 적이 없고 아직도 아버지한테 매달 이천만원의 생활비를 받고 산다. 그런데 그 아들은 이천만원으로는 도저히 씀씀이를 감당하지 못해 대부업체며 사채업자들한테 엄청난 빚을 지고 있다. 빚을 주는 사람들은 아버지의 재산을 보고 돈을 서슴없이 빌려주고 아들은 아버지 죽는 날만 기다리고 있다.

지식인이란 단순히 고등교육을 받고 일정한 지식을 가진 사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대한 부채의식을 갖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을 가리킨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의 꿈은 세속적인 개인의 욕망보다는 더 아름답고 더 따뜻하고 더 향기로운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고고한 이상이다. 그러나 이상만을 추구하는 인간은 생존경쟁에 유리하도록 끊임없이 스스로를 훈련시키고 단련해 온 사람들과 싸워서 좀처럼 이기기 힘든 게 현실이다. 그들은 이상을 구체화하고 실현시키기 위해서 통상 일보 후퇴 이보 전진의 전략을 사용하지만 경쟁자들은 그들이 일보 후퇴하여 언행일치가 되지 않는 순간을 놓치지 않는다. 어떤 이들은 그런 약점을 피하기 위해 오십보 후퇴 백보 전진 전략을 쓰기도 하지만 오십보 후퇴하다가 영영 전진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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