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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2. 20. 16:18

의미

미군에서 작전 상황 등을 묘사할 때 사용하는 군대 은어이자 아래 표현들의 약자로서 순화된 우리말로 옮기자면 "엉망이다" 정도의 뜻이다.

FUBAR

1. Fucked Up Beyond All Reason (이해가 안 될 정도로 엉망이다).
2. Fucked Up Beyond All Recognition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엉망이다).
3. Fucked Up Beyond All Repair (손댈 수 없을 정도로 엉망이다).

#장면1(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중에서)

라이언 일병을 구하기 위해 선발된 밀러 대위와 그의 부하들이 어떤 공수부대원과 대화하는 장면에서 지상포화로부터 장군 한 명을 보호한답시고 비행기에 철판을 덧대어 용접하는 바람에 기체가 과하중이 되어 공수부대를 낙하시킬만한 정상 고도를 유지하지 못해 22명의 공수부대원들이 젖은 잔디 위로 유성처럼 빠른 속도로 낙하하다가 사망했다는 얘기를 듣고 한 목소리로 내뱉는 단어.

Some fucking genius had the great idea of welding a couple of steel plates onto our deck to keep the general safe from ground fire. Unfortunately, they forgot to tell me about it until we were just getting airborne. Well, that's like trying to fly a freight train. OK? Gross overload. I nearly broke both my arms trying to keep her level. And when we released, tried to gain some altitude and still keep her from stalling. We came down like a fucking meteor. And this is how we ended up. We were just too damn heavy, the grass was wet. 22 guys dead. All that for a general? one man. Lot of that going around. FUBAR. FUBAR. FUBAR. FUBAR. Y'all got that right. I look up "FUBAR" in the German dictionary. There's no "FUBAR" in there.

#장면2

기관총 탄약을 전달해 주는 임무를 맡은 업헴이 멜리쉬가 건네주는 담배를 받아 피우면서 두 사람이 함께 내뱉는 단어.

You know, when we were shipping out of England, the supply sergeant was handling out cartons of cigarettes, and I said, "No, thank you. I don't smoke. I don't smoke." Quite a situation, huh? Unbelievable. Here. Fucked up beyond all recognition, right? Yeah, you got that right. FUBAR.

2007. 12. 20. 03:19

이번 대선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특이하게 여겨진 부분은 이명박, 정동영도 이회창, 문국현도 아닌 허경영 후보에 관한 관심이었다. 아이큐 430의 자칭 천재 정치인이자 신혼 부부 1억 지급, 자녀 1명당 3천만원 지급, 정당 폐지, 국회의원 축소 등의 매우 현실성이 떨어지는 내용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허경영 후보는 기왕의 대선 같았으면 여지없이 한갖 개그맨 정도로 치부되고 말았을 그런 후보임에도 이번 대선에서는 상당히 선전을 벌였다는 느낌이다. 물론 웬만큼 양식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우스갯거리로 거론되었을 뿐이지만 과거 대선에 비해 분명히 어느 정도 국민들의 마음속을 파고 들어간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실제 개표결과를 들여다 봐도 9만 6천여표(0.4%)나 얻은 허후보는 16만여표(0.7%)를 얻은 민주당 이인제 후보와도 비교할 만한 성적을 냈지만 무엇보다도 그의, 파퓰리즘이라고 부르는 것도 황송할 만큼, 우스운 공약들이 현실에서 이뤄지기를 일순간이나마 바랐던 이들이 의외로 상당하다고 느낀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협소하고 단편적인 일개인의 경험에 불과하기 때문에 일반화시켜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겠지만 허경영 후보가 일부 국민들에게 기존과는 다른 어떤 의미에서의 주목을 받은 것 만큼은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이명박 후보의 압도적인 승리가 확인된 이 시점에서 허경영 후보에게 단 1분이라도 백일몽처럼 잠시나마 마음을 빼앗겼던 국민들의 표심을 되짚어 보건대 이번 선거는 유권자들이 도덕보다는 경제를 선택한 결과라는 여러 매체들의 뻔한 분석에 한마디 첨언을 하는 것으로 결론을 지을 수 있을 것 같다. 즉, 아이큐 430의 대통령후보가 1억씩 또는 몇천만원씩 나눠준다는 저 엉터리 공약들에 아주 잠깐 동안이라도 솔깃해할 만큼 경제적 사정이 나아지기를 바라는 심정이 절박하고 절실했기에 국민들은 온갖 거짓말과 변명에 애써 속아주고 눈감아주면서까지 이명박 후보를 끝까지 저버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이는 노무현 정권 내내 계속된 실업과 양극화의 찬바람이 만들어낸 서민들 마음속 공동(空洞)의 골이 그만큼 깊고 넓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명박 후보가 자신이 저지른 온갖 편법과 부정을 때로는 변명과 거짓말로, 때로는 후안무치한 정면돌파를 통해 얼렁뚱땅 넘어감에도 여론조사에서 엄청난 지지율을 기록하는 것을 두고 여권 관계자들이 국민이 미쳤다는 둥 갈팡질팡하며 전혀 이해를 못했던 것은 부와 양심의 대결(다른 말로는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대결이라고나 할까?)이라는 전통적 구도가 이미 붕괴되었음을 알지 못했기에 일어날 수 있었던 해프닝이었으며 정권 말기 연이어 터진 권력형 비리사건들이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인식을 부채질하면서 여권의 전통적인 도덕적 우위를 빛바래게 만들었던 일도 서민들의 양극화, 실업 등 경제적 사정 악화에 따른 민심 이반과 함께 기존 구도 붕괴에 치명적이었다. 결국 그렇다면 정동영 후보가 사퇴하고 문국현의 반부패연합이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결과는 역시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2007. 12. 19. 17:19

어느날 나는 어떤 사람이 내가 사용하는 남의 차를 나 대신 운전하면서 내 경고를 무시하는 바람에 내 차를 긁었는데 그 책임을 옴팡 뒤집어 써야하는 상황에 처했다.

자, 분노조절 프로그램 들어갑니다.

자동차 운전자가 운전이나 차와 관련해서 필요 이상으로 욕설을 내뱉거나 화를 내곤하는 이유는 보통 자동차와 자기 자신을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특히 이런 경향은 운전 중에 훨씬 쉽게 드러나는데 자기 소유 자동차에 대한 강한 애정이나 집착은 생명을 담보로 하는 운전행위를 매개로 하여 소위 말하는 물아일체의 경지에 빠져들게 하고 결국 이는 자신이 운전하는 차에 대한 위협을 자신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으로 간주하는 등 공격메카니즘이나 방어메카니즘과 같은 심리적 기제들을 평소보다 더욱 강하게 발동시키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소유물과 자기 자신을 동일시하는 것은 분별력있는 행동이 아닙니다.

자, 이런 설명이 당신의 분노조절에 도움이 됐습니까?

실용주의자인 당신은 화를 내봤자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었기에 잘 참고 견뎠습니다. 난처한 상황에서 감정의 과잉을 조절하지 못하게 되면 그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뿐입니다. 그런 점에서 눈앞의 사소함에 급급하지 않고 더 멀리 내다본 당신의 행동은 아주 탁월한 선택이자 대단히 현명한 판단에 기초한 것입니다.

자, 이런 칭찬이 당신의 분노조절에 도움이 됐습니까?

당장은 경제적 손해를 보게 됐지만 이번 사건은 장래에 발생할지도 모를 더 큰 사고를 미리 예방하게 해주는 보약과 같은 경험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당신은 이 경험을 바탕으로 운전이 미숙한 사람에게 키를 건낼 때는 최소한 한 번 더 심사숙고하게 될 것이고 또 그의 운전을 지켜볼 때는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것입니다. 어쩌면 아예 키를 건내주지 않는 게 더 낫다는 판단을 내릴 수도 있겠지요. 본래 운전이란 자신과 타인의 목숨을 좌우할 수도 있는 매우 위험한 행위입니다. 작은 댓가를 치루고 좋은 경험을 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꼭 손해라고 볼 수만도 없습니다.

자, 이런 위안이 당신의 분노조절에 도움이 됐습니까?